장애 딛고 ‘6시간 47분’ 희망의 마라톤 완주

입력 2010.03.22 (20:31)

<앵커 멘트>



끔찍한 교통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고도 세상에 당당히 나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던 이지선 씨,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이지선 씨가 이번엔 마라톤 완주에 도전해 또 한 번 큰 감동을 안겼습니다



최형원 기자가 함께했습니다.



<리포트>



<녹취>KBS 뉴스광장 : "만취 상태에서 갤로퍼를 몰다가 마티즈 승용차 등 6대와 충돌했습니다. 차에 타고 있던 23살 이 모씨가 온몸에 중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습니다."



10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이지선 씨.



끔찍한 화상의 상처를 극복해내는 과정을 책으로 써 감동과 희망을 전한 그녀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2만3천여명의 참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지선씨,



일반인도 힘든 42.195km 풀코스 도전을 앞두고도 표정은 밝기만 합니다.



<인터뷰>이지선 : "한 발자국 움직일 힘만 있어도 좋겠단 생각으로 참가했습니다. 먼저 겁나서 포기하는 일은 없도록 끝까지 할 겁니다."



땀구멍이 막혀 피부 호흡을 할 수 없고, 다리 근육도 제대로 펼 수 없지만, 발걸음은 누구보다 씩씩합니다.



출발한 지 한 시간 남짓,



숨이 턱까지 차올라 걷다 뛰다를 반복합니다.



<현장음> "앞으로 몇 킬로미터나 더 뛰실 수 있을 것 같으세요?"



<현장음> "모르겠어요. 와, 생각보다 되게 힘드네요."



속도가 느리다보니 행사진행을 위해 배치된 자원봉사자들도 이미 철수한 상황.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고,



<현장음> "아, 우리 물 좀 남겨줘"



차량 통행까지 재개돼 인도를 달려야 하는 처지지만, 그녀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현장음> "계속 뛰어야 돼."



<현장음> "진통제 투혼입니다. 지금"



지선 씨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도 큰 힘이 됩니다.



<현장음> "이지선 화이팅! 멋지다!"



<인터뷰>정혜영(서울시 하계동) : "끝까지 뛰겠다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고 저도 내년엔 한번 마라톤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지선 씨가 이번 마라톤에 참가한 건 한 공익단체가 주도하는 장애인 재활치료 병원을 짓기 위한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서입니다.



지선 씨가 1m를 뛸 때마다 후원자 백 명이 1원씩 기부금을 내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현장음> "아, 지금 너무 힘들어요. 제 다리가 아닌 것 같아요."



가장 힘들다는 마의 35km 지점.



다 함께 마지막 힘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승선을 통과합니다.



무려 6시간 47분에 걸친 대장정,



<인터뷰>이지선 :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올 때마다 오늘을 생각하면서 다시 힘을 내렵니다."



순서로는 참가자 2만여 명 가운데 꼴찌였지만 지선 씨의 도전은 그 자체로 가슴 뭉클한 인간 승리였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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