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전 총리, 공관서 3시간 현장 검증

입력 2010.03.23 (07:58)

< 앵커 멘트 >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관련해 어제 총리공관에서 현장 검증이 실시됐습니다.

헌정 사상 처음 있었던 일인데, 검찰과 변호인 측의 날 선 신경전이 이어졌습니다.

정윤섭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자신이 살던 곳을 피고인 신분으로 다시 방문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

<녹취>한명숙(전 국무총리) : "아, 오래간만에 오니까..."

지난 2006년 12월 오찬 당시에 대한 현장검증이 시작되자 검찰과 변호인의 날 선 공방이 시작됐습니다.

먼저 오찬장의 대형 창문을 두고 변호인 측은 밖에서 훤히 보이는데 어떻게 돈을 주고받느냐,

검찰은 총리 오찬을 누가 들여다 보느냐며 맞섰습니다.

이번 현장 검증의 핵심은 돈봉투를 두고 나오는 장면.

변호인 측은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의자에 돈 봉투를 놓고 나와 공관 현관까지 가는 과정을 재연했습니다.

걸린 시간은 20초.

곽 전 사장이 두고 간 돈을 한 전 총리가 서랍에 넣고 따라나서는 장면을 추가한 검찰의 재연 장면은 34초가 걸렸습니다.

이 시간 동안 돈을 챙길 시간이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양측은 팽팽히 맞섰습니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번 현장검증이 끝난 뒤, 양측의 평가도 엇갈렸습니다.

검찰은 재판부가 현장을 본 만큼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고, 변호인 측은 돈이 건네질 수 없는 상황이 현장검증을 통해 증명됐다는 입장입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증인 신문과, 31일 한 전 총리 본인에 대한 직접 신문을 거친 뒤 다음달 9일 선고를 내릴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윤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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