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차별 항의’ 권희로씨 별세

입력 2010.03.26 (12:59)

<앵커 멘트>

안중근 의사 순국 백주년인 오늘 부산에서는 재일 교포를 차별하는 발언에 격분해 일본 조직폭력배들을 살해하고 30여년 간 옥살이를 하다 영주 귀국한 권희로 씨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권 씨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김영인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영화 김의 전쟁으로 알려진 재일교포 2세 권희로 씨가 향년 82세를 일기로 오늘 새벽 별세했습니다.

한달여 전 전립선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해오다 어제 오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습니다.

<인터뷰> 박명규(故 권희로 씨 지인) : "제가 알기로는 그런쪽으로는 아주 그냥 불같이 나섰던 분이었어요."

권 씨의 삶은 파란만장했습니다.

권 씨는 지난 1968년 2월 20일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재일교포를 차별하며 모욕하는 발언을 한 일본 조직폭력배 2명을 총으로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복역 31년째인 1999년 권 씨는 '다시는 일본에 입국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가석방됐고, 같은해 9월 7일 영주 귀국해 아버지의 고향인 부산에 터를 잡았습니다.

한때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던 권 씨는, 그러나 2000년 사귀던 유부녀의 남편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람들의 관심밖으로 사라졌습니다.

권 씨는 최근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묘소를 방문하고 싶다며 일본 법무성 쪽에 입국 가능 여부를 타진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 씨는 열흘 전 자신의 오랜 후원자였던 부산 자비사 삼중 스님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유골을 아버지 고향인 부산 영도와 어머니의 묘가 있는 일본 시즈오카에 반씩 뿌려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김영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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