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씻을 물이 없어, 처녀가 시집을 못 간다는 곳이 있습니다.
10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덮친 중국 서남부 얘깁니다.
상하이 원종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물이 마른 호수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습니다.
농작물이 타들어 가고, 수력발전소는 저수량이 급감해 가동 중단 위기에 처했습니다.
원난과 광시, 꾸이저우, 쓰촨, 충칭 등 중국 서남부 지역을 덮친 100년 만의 가뭄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녹취>류더젠(가뭄 피해 주민):"비가 안온 지 8개월 됐어요. 호수가 말라버렸어요."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2천4백만 명이 식수난으로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군이 동원돼 샘 만 8천 개를 새로 파고, 급수차 7천여 대를 긴급 투입했지만 태부족입니다.
매일 왕복 4시간 걸리는 강까지 가 물을 긷기도 합니다.
<녹취>천샤오잔(가뭄 피해 주민):"사람들이 강까지 가서 일일이 마실 물을 지고 와요. 가축들이 먹을 물도 길어 와야 해요."
사정이 이렇게 되자 목욕은 생각도 못할 상황이어서 한두 달 못 씻는 사람은 수두룩합니다.
심지어 결혼을 앞둔 여성이 한 달 동안 씻지 못해 시집갈 엄두를 못 낸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최악의 가뭄이 5월 중순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지역도 서남부에서 점차 북부지역으로까지 확산 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서 KBS 뉴스 원종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