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펀드 환매 언제까지 받아낼까?

입력 2010.04.07 (14:05)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최근 19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며 펀드 대량환매 물량을 소화하고 있어 이 같은 '받아내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이다.

7일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질지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로 우선 원·달러 환율을 꼽고 있다. 외국인에게 한국 주식의 매수 및 매도를 결정하는 데는 환차익을 좌우하는 환율 수준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 조익재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이 1,100원에 닿게 되면 외국인은 환차익 쪽에서 더 먹을 게 없기 때문에 부담스러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위원도 "과거 외국인은 원·달러 1,100원과 실질 실효환율 90포인트 정도에서 매매 방향의 변화가 나타나곤 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120원 선으로 증시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한계선에 거의 다다른 수준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위안화 평가절상에 베팅해 한국을 매수하는 상황이라면 중국 정부가 실제로 위안화를 평가절상할 때까지 원화 강세에 대한 심리는 강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아울러 원화 실질 실효환율 또한 낮은 편이기 때문에 추가 순매수 여력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동부증권 장 연구위원은 "위안화 역외 환율과 원·달러 환율은 높은 상관성을 보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실제로 위안화를 평가절상할 때까지는 원화 강세에 대한 심리는 강할 수 있다"면서 "MSCI 선진지수와 WGBI지수 편입을 원화 강세 모멘텀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 김동하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순매수 기조와 기간은 원화 가치에 영향을 받는다"면서 "외국인은 목표 비중까지 매수를 환차익 이점이 기대되는 원화 저평가 구간에서 마감한 후 원화 고평가 구간에서는 경기선행지수 상승시 보유 혹은 소폭 매수, 하락시 대규모 차익실현 매도로 매매대응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당시 원화 실질 실효환율이 100 이상을 기록하며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을 때는 외국인 순매수가 둔화됐었지만, 2월 현재는 실질 실효환율이 83.9에 불과하기 때문에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외국인 매매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는 글로벌 선행지수와 중장기 IT경기의 방향성, MSCI와 WGBI편입 가능성이 등이 꼽혔다.

다만 5월 이후 OECD선행지수가 하락하거나 추가로 유가가 상승해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내리거나, 삼성전자의 2분기 이익이 둔화되는 경우 외국인 매수가 둔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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