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공공병원…갈 곳 없는 의료 소외계층

입력 2010.04.09 (22:02)

수정 2010.04.09 (22:08)

<앵커 멘트>



대구적십자병원이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형편 딱한 사람들. 몸이 아파도 이제 갈 곳이 없습니다. 최광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교통사고로 큰 장애를 얻고, 간질 증세까지 생겨나면서 수시로 병원 신세를 져 온 51살 박성빈 씨.



그러나 박 씨에게 무료 진료를 해 주던 대구적십자병원이 얼마 전 문을 닫은뒤부터 아파도 치료할 곳이 없어 막막해졌습니다.



용기를 내 찾아간 민간 병원에서는 상처만 얻은 채 돌아와야 했습니다.



<인터뷰>박성빈(장애 2급 환자) : "나라에서 돈 받아먹지...이런다고 안좋아한다고요. 꼭 거지 취급하고...이런게 최고 싫습니다."



의료 취약 계층을 무료로 돌봐주던 대구적십자병원이 문을 닫은 건 지난달 말.



백억 원이 넘게 적자가 쌓였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녹취>대한적십자사 관계자 : "2009년 한 해 적자만 18억 2천이 났습니다. 누적 적자 규모는 116억이 조금 넘구요."



전국의 다른 적십자병원들도 사정을 비슷합니다.



실제 한 경영 컨설팅 업체는 대부분의 적십자병원에 축소 혹은 이전을 권고했습니다.



단 한곳을 제외한 모든 적십자병원이 수십억 씩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전체 회비 가운데 1% 정도만 병원 사업에 지원하고 있고, 정부나 지자체 역시 스스로 해결하라며 소극적인 상태입니다.



<인터뷰>우옥분(대구외국인노동상담소장) : "항상 상담해주던 적십자병원이 없어지면서 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해해요. 다쳤을 때 당장 달려갈 곳이 없고..."



의료 소외계층이 유일하게 의지해왔던 적십자병원의 폐원위기...



자구노력을 넘어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대책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최광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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