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공직자들에게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상당수 공직자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송금했습니다.
손원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55살 김모 씨가 협박 대상으로 삼은 사람은 5급 이상 공무원과 기관장 등이었습니다.
전화 협박 내용은 불륜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단 몇 마디였습니다.
<인터뷰> 협박 피해자 : "묘령의 여자하고 모텔에 들어가는 것을 사진 찍어 놓았다고 하더라고요."
협박할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만 가지고 무작위로 전화했지만 최근 두 달 동안에만 15명이 모두 4천9백만 원을 보냈습니다.
협박 전화에 걸려든 사람은 스무 명에 한 명꼴이었습니다.
<인터뷰>김 모씨(피의자) : "다는 아니고요. 가물에 콩 나듯이 걸려들었어요. (돈을) 바로 보내주기도 하고, 며칠 있다 보내기도 하고..."
피해자를 알고 있는 것처럼 속이기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얼굴을 확인하고, 지역 일간지를 구독하며 협박 대상자의 동정을 파악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2005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공무원 50여 명으로부터 1억 3천여만 원을 챙겨 3년간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서운식(김해서부경찰서 형사과장) : "불륜 협박이라서 피해자들이 피해 진술을 꺼려서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
경찰은, 범행을 주도한 김 씨를 구속하고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원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