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스탄, 민족 갈등이 부른 비극

입력 2010.06.20 (07:37)

<앵커 멘트>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에서 키르기스계와 우즈벡간의 충돌로, 유혈 사태가 발생해 2천2백여 명의 사상자가 났습니다.

키르기스계 무장 폭력 세력을 피해 우즈벡계 주민들은 난민이 돼 떠돌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전말을, 선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키르기스스탄 남부지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입니다.

키르기스계와 우즈벡계의 싸움이 처음 시작됐던 오쉬시는 폐허가 됐습니다.

지난 10일 오쉬에서 키르기스계 청년과 우즈벡계 청년의 충돌에서부터 시작된 이번 폭동은 키르기스계 폭도들이 군과 경찰의 무기를 빼앗아 우즈벡계를 무차별 공격하면서 유혈 사태로 격화됐습니다.

이번 사태로 현재까지 백 90여 명 사망에 2천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우즈벡계 난민 10만 여 명이 우즈베키스탄으로 넘어갔습니다.

<인터뷰>우마로브(우즈벡계 피난민)

<인터뷰>쿠르바노바(우즈벡계 피난민)

키르기스계와 우즈벡계가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두 나라가 1990년 오쉬에서 충돌해 5백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 일대는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두 나라는 농업용수와 천연가스를 놓고 잦은 충돌을 빚어왔습니다.

키르기스스탄 인구 가운데 우즈벡계는 전체의 14%.

하지만 오쉬 등 남부 도시에선 우즈벡계가 경제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키르기스계의 불만이 쌓여왔습니다.

또,지난 4월 시민 봉기로 물러난 바키예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주로 우즈벡계였고, 키르기스계는 현 과도 정부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유혈 사태를 정치적 충돌로 해석하는 외신 보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민족간의 해묵은 갈등으로 인해 키르기스스탄이 중앙아시아의 새로운 화약고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선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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