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시아 마지막 자존심’ 지킬까?

입력 2010.06.27 (15:32)

수정 2010.06.27 (15:42)

`아시아의 마지막 자존심을 증명하겠다.' vs `지긋지긋한 16강 징크스 깬다.'

`아시아 최후의 생존자' 일본과 `남미의 복병' 파라과이가 오는 29일 저녁 11시(한국 시각)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 로프터스 퍼스펠트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두 대륙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나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일본(45위)이 파라과이(31위)에 다소 뒤지지만 최근 일본 대표팀의 놀라운 상승세로 볼 때 승부는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렵다.

일본은 카메룬과의 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때만 해도 1-0으로 이기고도 무기력한 경기운영으로 지적받았지만 2차전 때부터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탄탄한 수비진영과 유기적인 패스, 미드필드의 흔들림 없는 조직력에다 혼다 케이스케와 오카자키 신지 등 스트라이커들의 예리한 공격력이 `화룡점정'을 이루며 일본 축구가 한 단계 진화했음을 드러냈다.

그 결과 2차전에서는 패하긴 했지만 조 최강 네덜란드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내며 1골만 내주는 선방을 했고 최종 3차전에서는 북유럽 강호 덴마크에 3-1 완승을 거둬 `4강이 목표'라던 오카다 다케시 감독의 호언장담에 설득력을 실었다.

16강전도 경기력에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상태인데다 상대도 비교적 덜 부담스러운 파라과이고, 브라질 태생인 수비수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나고야 그램퍼스) 등 남미 축구를 잘 아는 선수들이 버티고 있어 해볼 만 하다는 평이다.

다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남미팀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는 점이 다소 걸린다. 일본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졌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F조에서는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만나 1-4로 대패했다.

이에 맞서는 파라과이는 일본을 제물로 `16강 징크스'를 깨고야 말겠다는 각오다.

파라과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버틴 남미에서 `바늘구멍' 같은 지역예선을 뚫고 월드컵 본선에만 총 7차례 올랐고, 1998년부터는 4회 연속 본선에 진출한 저력 있는 팀이다.

하지만 1986년과 1998년, 2002년 세 차례나 조별리그를 통과하고도 세 차례 모두 16강전에서 유럽팀을 상대로 맞아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패했다.

반면 역대 6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난 비유럽 팀에는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만큼 일본전을 `16강 징크스'를 깨고 사상 최고 성적을 올릴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파라과이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3골을 넣는 동안 1골만 내줄 정도로 막강한 수비력과 예리한 공격력의 조율이 잘 이뤄져 있다는 점이 위협적이다.

포백의 주축인 훌리오 카세레스(아틀레치쿠 미네이루), 파울로 다실바(선덜랜드)를 비롯해 엔리케 베라(리가 데키토), 크리스티안 리베로스(크루스 아술) 등 미드필드진과 로케 산타크루스(맨체스터 시티), 넬손 발데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특급 공격수들이 일본의 `아시아 돌풍' 잠재우기에 나설 전망이다.

양 팀의 A매치 전적은 파라과이가 2승3무1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으며 가장 최근 경기는 2008년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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