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잔금 못 내”…미입주 대란

입력 2010.07.14 (22:07)

<앵커 멘트>



미분양 아파트로 인해 건설사들이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 전해드린 바 있죠 미분양 뿐 아니라 이미 판매한 분양 아파트도 입주자들이 잔금 납부를 미루며, 입주를 하지 않아 또 다른 뇌관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토 해양부가 올해 초 완공돼 5월까지 입주하기로 한 전국의 16개 아파트 사업장을 대상으로 입주율을 표본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수도권은 83%의 입주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가운데 용인, 고양, 파주, 광명 등 4개 도시의 미입주가 심각하다는 겁니다. 또, 소형보다는 대형 아파트의 미입주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럼,수도권의 미입주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부터 알아봅니다. 미분양에, 미입주 사태가 겹치면서 아파트를 공매처리해 달라는 건설까지 생겨났습니다.



김경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종도 개발 붐을 타고 분양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하지만, 입주가 시작된 지 1년이 되도록 전체 300여 채 중 절반이 비어 있습니다.



모두 분양됐지만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아파트 입주민:"15층까지 있는데요. 아홉 세대 정도만 살지 위 아래는 다 비어 있어요."



미입주가 늘면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의 형편도 어려워졌습니다.



채권단에게 빚 대신 미입주 아파트를 넘기고 공매를 요청하기까지 했습니다.



<녹취>건설사 채권단 관계자:"잔금을 안내고 이러신 분들 때문에 문제가 되니까, (건설사에서는) 공매를 해서, 공매를 하는게 어떠냐..."



석 달 전부터 입주가 시작된 용인의 이 아파트 단지도 대형 평수는 대부분 비어있습니다.



<녹취>건설사 채권단 관계자(음성변조):"잔금을 안내고 이런 분들 때문에 문제가 되니까, (건설사에서는) 공매를 해서, 공매를 하는게 어떠냐..."



<녹취> 부동산 중개업자(음성변조):"잘 되는 것 같은데 가보면 회사가 망하죠. 건설사가 왜 망합니까. 아파트 팔면 수백 억이 들어오는데... 잔금이 안 들어오니까 망하는 거예요."



미분양에 미입주까지 겹치면서 아파트 팔아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건설사들의 자금난도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지방은 더 심각합니다. 56%의 입주율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국 평균으론 69%의 입주율입니다. 그나마 분양된 아파트 10채 중 7채 가량만 입주하고 3채는 입주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서 지방의 미입주 실태, 그 상황이 어느 정돈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대구의 김민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4백 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입주를 시작한 지 6달이 지났지만 절반은 아직도 빈 집입니다.



대부분 잔금이 모자라 입주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채명돌 씨는 새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시장에 내놨지만 1년이 다 되도록 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채명돌(대구시 용산동):"1년전에 집을 내놔도 아예 매매가 없어서 전국적이지만 대구 아파트경기는 너무 심해"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한 사람들은 속이 더 타들어 갑니다.



<인터뷰> 전일수(분양 아파트 구입자):"60% 대출받아 이자만 지금까지 5천3백만원 6천만원인데 입주 못해 너무 답답해요"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또 다른 아파트도 이삿짐에 인테리어 차량이 한창 들락거려야 할 때인데, 단지는 한산합니다.



초기 계약금을 5% 선으로 줄이고 분양률을 높였지만 입주시기가 되자 잔금부담이 커진 겁니다.



<녹취> 현장 분양사무소:"초기 집 마련할 때 부담감을 없애기 위해 그렇게(계약금 낮추기를) 많이 하죠"



최근 5년 동안 대구에 생긴 새 아파트는 10만 가구, 이 가운데 10%가 이른바 "불 꺼진 아파트"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럼 여기서 부동산을 담당하는 경제부 박찬형 기자와 미입주 사태의 근본 원인이 뭔지, 짚어보겠습니다.



<질문>



박 기자, 미분양에 이어 미입주라는 또 다른 폭탄이 등장했는데, 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겁니까?



<답변>



크게 2가지로 볼수 있습니다.



첫째는 기존 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집을 팔지 못하면서 분양받은 아파트에 들어오지 못하는 경우.



둘째, 집을 살 돈도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투자 분위기에 휩싸여 대출에 기대 분양을 받았다가 잔금을 내지 못하는 경우.



문제는 건설사들 스스로 이런위기를 자초한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6~7년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을 때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선 것들이 한꺼번에 입주가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시행사 관계자(음성변조):"초기 계약률을 높이기위해서 초기자금 부담을 작게 하고 상대적으로 잔금 포지션을 높였습니다. 근데 현재는 다 지어놓고 막대한 돈이 회수가 안되서."



<인터뷰> 양해근(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건설사들이 고가의 중대형 아파트의 대거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고, 또 계약금 비율이 낮고 잔금 비율이 높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가 침체된 올해 한꺼번에 몰리게 되면서 이런 입주 대란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으로가 더 문제입니다.



올 하반기에 입주가 예정된 물량만 수도권이 9만 천 가구, 지방이 7만 가구, 총 16만 천 가구구요.



상당수는 또 미입주될 가능성이 큽니다.



<질문>



미입주는 건설사들에도 부담이지만, 아파트 실수요자들 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는데, 어떻습니까 박기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답변>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중에 부동산 활성화 대책 발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LTV,,DTI 같은 대출규제를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자칫 또다른 위기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 정부에서는 이는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있습니다.



다만 신규아파트 실수요자들이 기존 집을 빨리 처분할 수 있도록 기존 집을 사는 사람들에게 대출한도 이상을 대출해주도록 4.23대책을 마련했었는데, 대상자 폭을 더 확대하는 등의 추가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멘트>



이번주 금요일, 저희 이슈앤뉴스에서는 경기지표는 좋아지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살아나지 않는 이유를 자세히 다룹니다.



KBS는 홈페이지에 가시만 뉴스 게시판에서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받아 방송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많은 의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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