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한반도 저수온…한여름에 겨울 생선

입력 2010.07.15 (22:02)

수정 2010.07.15 (22:18)

<앵커 멘트>



한여름이지만 지금 한반도 해역은 저수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겨울철 어종이 아직까지 잡히는가 하면 여름철 난류성 어종은 어획량이 뚝 떨어졌습니다.



그 실태와 원인을 김민경 기자가 종합했습니다.



<기자 멘트>



지금 동해에선 봄이 지나면 잡히지 않던 대구가 풍어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신 오징어는 찾아보기 힘든데, 동해 상황을 최성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선 30여 척이 집어등을 밝히고 일제히 출어에 나섭니다.



40여분 만에 도착한 주문진어장, 그물을 걷어 올리자 얼룩무늬와 금빛 몸통의 대구가 연이어 올라옵니다.



<인터뷰> 방영식 (선장):"한 40~50kg씩, 못 잡을 땐 그렇게 잡는데 이 대구가 이렇게 난다는 건 처음이죠 뭐"



한류성 어종인 대구는 겨울철에 잡히다가 봄이면 사라지지만 올해는 한여름까지 잡히는 진기한 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최근, 동해안에서 잡히는 대구는 한 달 평균 2백 톤 정도입니다.



지난해 어획량과 비교하면 7배에 가까운 양입니다.



어획량이 늘면서 여름철인데도 위판 가격이 Kg당 6천원 선으로 비교적 낮은 가격입니다.



반면,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7월 성어기인데도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오징어뿐만 아니라 꽁치도 어획량이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어 가격이 무려 두세 배 가량 올랐습니다.



<기자 멘트>



최근 고등어의 현지 위판 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나 올랐습니다.



남해에서 잡히는 고등어와 갈치 등 난류성 어종의 어획량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하선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밤중 갈치잡이 어선에서 낚싯줄을 던졌다 끌어올리기를 수없이 반복합니다.



하지만 올라오는 것은 미끼로 던진 꽁치뿐입니다.



출어한 지 3시간째, 10kg들이 갈치 한 상자를 채우기도 힘겹습니다.



<인터뷰> 김상문(한림선적 ’길성호’ 선장):"예전 같으면 하루에 뭐 30상자도 잡히는데, 요즘 같으면 하루에 15상자, 많으면 20상자.."



지난달까지 제주 근해에서 잡은 갈치는 5천 8백 톤.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었습니다.



저온 현상과 강수가 지속되면서 플랑크톤도 적게 형성돼 이처럼 갈치의 크기도 작아졌습니다.



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40%가까이 올라 10kg 한 상자 위판 가격이 최고 25만 원까지 형성되고 있습니다.



고등어 어획량도 크게 줄었습니다.



올해 들어 위판량이 1290톤으로 지난해의 20% 수준밖에 지나지 않아 가격이 두배 정도 올랐습니다.



<기자 멘트>



이런 일이 나타난 것은 올 봄 이후 한반도 주변해역의 수온이 예년보다 크게 낮았기 때문입니다.



수온이 가장 낮았던 지난 5월의 수온을 예년과 비교해봤더니, 동해의 경우 최고 3도, 남해는 0.5도가량 낮게 나타났습니다.



지금은 수온이 조금씩 오르고 있지만 지금도 저수온 현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온이 낮아진 이유를 살펴볼까요, 한반도 해역으로는 쿠로시오 난류에서 갈라져 나온 대마난류가 주로 적도의 더운 바닷물을 공급합니다.



그런데 올 봄부터 이 대마 난류의 흐름이 예년보다 크게 약해졌습니다.



올 여름엔 무더운 성질의 고기압이 예년보다 남서쪽으로 치우쳐 발달했는데요, 이때문에 쿠로시오 난류가 흘러드는 길목의 수온이 예년보다 1도나 낮아져, 난류의 수온도 낮아졌습니다.



한반도 해역에서의 이같은 저수온 현상이 9월 이후까지 장기화될 경우 수산업에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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