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재원 ‘박경완 넘을’ 기회만 와라

입력 2010.07.16 (10:08)

수정 2010.07.1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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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타석에 서거나 마스크를 쓸 준비가 돼 있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백업 포수 이재원(22)이 오랜만에 경기를 마무리 짓는 끝내기 안타를 쳐내며 설움을 날렸다.



이재원은 15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7-7로 맞선 9회말 1사 2루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로 8-7 승리를 결정지었다. 벤치를 지키다 가끔 대타로 출장했지만 한 번 주어진 찬스에서 김성근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프로 5년차인 이재원은 지난 2006년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아 계약금 2억5천만원에 SK 유니폼을 입은 기대주다.



현역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베테랑 박경완(38)의 뒤를 이어 대형 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박경완이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없었다.



게다가 SK가 이재원을 선택하면서 인천 동산고 출신의 한화의 ’괴물 투수’ 류현진(22)을 포기했기에 입단 동기인 류현진과 늘 비교되며 부담을 느껴야 했다.



류현진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하는 동안 이재원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왼손 투수 스페셜리스트’라는 별명을 얻으며 대타로 나서는 것이 전부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08년 시즌이 끝난 후 팔꿈치를 다쳐 수술대 위에 올랐고, 이듬해에는 24경기에 나서 안타 11개를 치는 데 그쳤다.



주전 포수 박경완과 정상호(28)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탈락하면서 이재원은 올해 드디어 기회를 잡는 듯했다.



이재원은 마무리훈련부터 오랜만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수비 훈련에 열중했지만, 박경완이 예상보다 빠르게 돌아오면서 개막전부터 안방 자리를 내주고 다시 대타 요원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훈련 때만 해도 타격과 수비 모두 상승세였으나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하다 보니 자연히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재원은 올해 37경기에 나와 타율 0.250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1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는 그런 아픔을 씻어낼 좋은 기회였다.



한화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이 2회부터 1사 만루 위기를 내주며 흔들리자 김성근 감독은 초반부터 이재원을 대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하지만 이재원이 친 공은 3루수 정면으로 흘러가 병살타로 연결되고 말았다.



역전 기회를 날린 아쉬움을 가슴에 묻고 15일 경기에 나선 이재원은 이번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7회 대수비로 포수 마스크를 쓴 이재원은 8회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가 추격 득점을 올린 데 이어 9회 끝내기 안타까지 쳐내며 역전승의 당당한 주역이 됐다.



박경완이 거의 전 경기를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데다 정상호도 최근 2군 경기에 나서며 복귀를 조율하는 상황이라 이재원은 앞으로도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재원은 "도루 저지율을 조금 더 높인다면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며 당차게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무래도 가끔 출전하면 치기도 어렵다. 하지만 연습은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기회가 오면 치려고 한다"는 말처럼, 이재원은 드문 기회를 잡아내 비상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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