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성 충동 약물 치료’ 실효성은?

입력 2010.08.04 (21:57)

수정 2010.08.05 (09:18)

<앵커 멘트>



끔찍한 성범죄가 잇따르면서 국회에서는 일명 ’성충동 약물치료법’이 통과됐습니다.



성충동을 억제하는 약물을  주사해 흔히 ’화학적 거세’라고 불리는데요.

 

하지만 누구에게, 언제까지 투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고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반발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슈앤 뉴스. 먼저  이충헌 의학전문기자가 어떻게  약물치료를 한다는 건지 설명해 드립니다.



<리포트>



성충동을 억제시키는 약물은 복부나 엉덩이 등에 피하주사로 투여합니다.



약물이 몸에 들어가면 고환에서 남성호르몬이 만들어지지 않아 성욕을 느낄 수 없고, 성기능도 잃게 됩니다. 거세 효과는 뛰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약물을 끊으면 성욕과 성기능은 원래 상태로 돌아옵니다.



한번 주사를 맞으면 약효는 대략 석달 정도 지속됩니다.



3개월 주사제는 43만원 정도로 1년에 약값만 175만원이 들어갑니다. 투여한 뒤 2-3주가 지나야 남성호르몬이 거세수준으로 떨어집니다.



부작용으로 우울증이 드물게 생길 수 있고, 간기능이 떨어지거나 고지혈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질문>



네. 화면으로 보셨는데요, 약물효과가  영구적이지는 않습니다.

 

일정기간동안만  성기능을 억제하자는 건데요.



이 기자! 지금 스튜디오에  주사기와 약통이 나와 있군요?



<답변>



네, 이 약들이 이른바 화학적 거세에 쓰이는 성충동 억제 약물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먹는 약이 아닌 주사제죠.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현재는 전립선암 치료제로 쓰입니다.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을 먹고 자라기 때문이죠.



전립선암 환자들에게 이 약을 투여하면 성욕을 거의 못 느끼고, 성기능도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질문>



그럼 그 주사제를 전립선암 환자 말고 성범죄자에게도 주사한 적이 있습니까?



<답변>



아직까지 국내에선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약물 투여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 약물 투여를 중단한 이후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에게 투여를 할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하겠는데, 이웅수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97년 아동 성폭행, 2001년과 올 1월 30대 여성 성폭행, 전과 8범의 김길태는 재범을 서슴지 않는 성범죄자의 전형입니다.



성폭력 범죄 재범률 60%, 다른 범죄보다 재범률이 10-20%나 높습니다.



상습 성범죄로 수감돼 치료를 받고 있는 이 남성은 억제하기 힘든 성충동을 솔직히 호소합니다.



<녹취>성폭행 범죄자 : "술을 안먹어도 미치는... 가족들, 친구들, 친지들이 이상하다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간대요."



출소 이후에 최소한의 방책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녹취> "아 저게 나한테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겠구나. 사실 화학적 거세를 하지 않으면 다시 재범할 여지가 많이 있는데...."



문제는 누구에게 투여할 것인지 입니다.



성범죄자 전부를 대상으로 할 수는 없고, 상습범 위주로 선정을 하겠지만 논란의 여지는 많습니다.



<인터뷰>이경환(변호사) : "외국에서 기준을 가져올 수도 있겠는데 현재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에 맞는 기준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더구나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데 약물을 강요하면 이것도 하나의 처벌이 되기 때문에 같은 범죄에 대해 중복 처벌을 받게 된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또 상습 범죄자라 하더라도 신체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를 침해당할 수 있다는 점도 풀어야 과제입니다.



<질문>



최근 성범죄가 워낙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긴 했지만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 이런 의견도 무시할 순 없거든요?



해외에선 어떻게 대처했는지요?



<답변>



유럽 각국에선 오래전부터 성충동 약물치료를 시행해 성범죄 재범률을 낮추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본인의 동의하에 시행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파리에서 이충형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4차례의 아동 성범죄 전력이 있는 프랑스의 마뉘엘 씨.



성충동 약물 치료를 받은 뒤 스스로 범죄에 대한 자제력이 생겼다고 말합니다.



<인터뷰>마뉘엘 : "어느날 아침,완전히 다른 느낌을 가지고 일어났습니다.성욕과 같은 신체적인 반응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처럼 유럽 국가들 대부분이 길게는 수십년 전부터 본인의 동의 하에 성충동 약물치료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경우엔 여기서 더 나가,지난 6월부터 아동 성범죄자 등에 대해 강제적인 악물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줄리아 시엠스카(대학생) : "어린이를 상대로한 성범죄자는 별도로, 보다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약물치료 도입 이후 실제로 성범죄자의 재범률도 낮아졌습니다.



스웨덴과 덴마크 등 일부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40%에 이르던 재범률이 10% 이하로 줄었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인권 침해 논란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제도 시행과정에서 사회적인 합의를 중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질문>



약물치료가 성범죄를 줄일 것이다. 기대는 높지만 또, 이게 만능은 아니겠죠?



<답변>



하지만, 성충동 억제약물은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보조 수단일 뿐입니다.



충동성과 공격성 등을 줄일 수 있는 심리치료가 병행이 돼야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순 없는지, 최근 논란이 되고 있죠.



이번주 금요일 이슈앤뉴스 에서 짚어보겠습니다.



KBS뉴스 홈페이지에서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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