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미국발 금융 위기 2년…세계 경제는 지금?

입력 2010.09.15 (22:31)

<앵커 멘트>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촉발된 지 오늘로 2년입니다.



미국 등 세계 경제는 지금 어떤지, 앞으로 우리 경제는 어떨지 짚어봅니다.



먼저, 위기 진원지였던 미국의 현 경제 상황입니다.



LA 이동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깔끔한 주택 단지 곳곳에 폐가가 방치돼 있습니다.



잔디는 모두 말랐고, 농구장과 수영장도 주인을 잃은 지 오래입니다.



주택담보 대출을 못갚아 압류당한 집입니다.



<인터뷰>이웃 주민:"악몽입니다. 빨리 이자율과 집 값이 정상으로 돌아가길 바랄 뿐입니다."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방치된 빈집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한 달새 압류된 집은 LA 주변 남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만 3만 채나 됩니다.



실업 문제 역시 2년 째 그대로입니다.



구직센터를 찾아도 헛걸음 하기 일수입니다.



<인터뷰>전직 요리사:"한달 반 동안 이력서를 넣었는데 허삽니다."



취업 박람회가 열리면 십만 이상의 구직자가 몰렸지만 그나마 15개월 전이 마지막 박람회였습니다.



캘리포니아만이 아닌 미국 경제의 현 주소입니다.



<앵커 멘트>



보신 대로, 미국 실물 경제, 여전히 고통스런 밤인데요, 위기를 촉발했던 세계의 금융가 미국 월가로 가봅니다.



뉴욕 임장원 특파원!



<리포트>



네, 미국의 실물 경제가 여전히 밤이라면, 월가는 찬란한 대낮 입니다.



경제위기의 진원지로 무너졌던 리만 브러더스 건물엔 이제 영국계 바클레이즈 간판이 걸려있습니다.



이 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110%, 올 상반기에 다시 30%나 뛰며 수직상승중입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도 1분기에 매일 흑자를 내는, 전례없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문제는 투기성 거래라는 옛 관행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투자은행 임원:"위험을 감수해야 보너스가 커집니다. 그래서, 과도한 투기성 거래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이런 탐욕을 막자고 금융개혁 법안을 만들었지만, 예상보다는 칼끝이 무디다는 겁니다.



<인터뷰>플린 해셋(월가 펀드매니저):"경제가 안정을 되찾으면 많은 월가 사람들이 (수익성이 높은) 투기적 거래 쪽으로 돌아갈 겁니다."



국민 세금으로 월가는 다시 살아났지만 그 도덕적 해이 근절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럼 여기서 지난 2년간 위기 속에서 세계 경제는 어떤 변화를 겪었는지, 국제부 한보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먼저 유럽입니다.



올 상반기까지도 유럽은 그리스발 남유럽 국가들의 연쇄 부도 위기로 초긴장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유럽국가들의 2분기 성장률, 최근 2년 새 가장 좋은 성적이었습니다.



구원투수는 독일이었습니다.



남유럽의 위기로 생긴 유로화 약세를 오히려 약으로 삼아, 수출로 유럽성장을 이끈겁니다.



하지만 재정위기 때문에 살림살이 줄이기에 들어간 유럽 경제는 여전히 한치 앞이 어두운 상황입니다.



일본은 올해 다시 마이너스 성장이 예측되고 있습니다.



장기침체의 늪에서, 엔화값까지 크게 올라, 수출이 치명타를 입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 거침이 없습니다.



모두가 고전한 지난 2년 동안 중국은 10% 안팎의 고도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수출 1위 수입 2위의 ’거인’ 국가가 됐습니다.



세계는 지금, 중국이 물가 상승을 걱정해 돈줄을 죄지는 않을지, 중국 성장세가 둔화돼 대중국 수출이 차질을 빚지는 않을지 중국 눈치 보기에 급급합니다.



<앵커 멘트>

그러면 우리 경제 상황도 점검해보고 앞으로 과제도 전망해봅니다.



경제부 박일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리먼 사태 직후 9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



이제는 1800선을 웃돌고, 시가총액은 다시 천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수출 회복을 바탕으로 한 빠른 경제 성장 덕분이었습니다.



2008년 4분기에 마이너스였던 경제성장률은 1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선 뒤 올해는 7%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명기(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7월 27일):"우리 경제가 확장국면에 들어가 있을 가능성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됩니다."



외부 시각도 긍정적입니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우리 정부의 전망치보다 높은 6.1%로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변수는 많습니다.



제조업 중심의 대외 무역이 성장을 이끌었지만 그만큼 대외 의존도는 커졌습니다.



또 2853억 달러, 세계 5위권의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지만 외환시장은 외부 충격에 여전히 취약합니다.



<인터뷰>권순우(삼성경제연구소 실장):"우리 금융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외국 자본의 유출입 변동성을 축소하는 노력을 하고 정부차원에서는 금융안전망을 확대하는 노력을..."



아직 회복되지 않은 서민들의 체감 경기와 늘어만 가는 가계와 정부 부채도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질문>



또 다른 초미의 관심사는 미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가 재침체,즉, ’더블 딥’으로 가느냐인데요, 임장원 특파원, 뉴욕에서 느끼는 감은 어떻습니까?



<답변>



아직은 안갯 속입니다만, 세계 경제가 재침체에 빠져들진 않을 거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한 때 경기 재침체론이 우세했던 뉴욕증권거래소에 가봤는데, 최근 이 곳 분위기, 상당히 밝아졌습니다.



미국 경제는 어렵다지만, 세계 경제 전체를 보면 나쁘지 않다는 겁니다.



따라서 미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는, 상당기간 전면 회복도 재침체도 아닌 횡보세일 것으로 보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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