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나눔의 기쁨…기부문화 현주소는?

입력 2010.09.17 (22:28)

<앵커 멘트>



전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 최근 홍콩배우 주윤발씨가 의미있는 약속을 했습니다.



빌게이츠, 워런버핏 같은 세계적 부자들도 ’아름다운 행렬’에 동참하고 있는데요. 꼭 부자들 얘길까요?



이슈앤 뉴스 오늘은 ’나눔 문화’를 짚어 보겠습니다.



먼저 양성모 기자가 ’대한민국 나눔문화 대축제’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름이 2미터가 넘는 초대형 그릇에 5백 인분 비빔밥이 담겼습니다.



주걱으로 비빌수록 재료는 고르게 퍼집니다.



<인터뷰>김효진(사회복지공동모금회홍보실장):"비빔밥은 서로 나누고 화합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IT 업체는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기부금을 확인할 수 있는 ’앱’을 선보였습니다.



<인터뷰>김윤학(사랑의열매 앱 개발자):"기부액을 많이 늘리기보다는 나눔의 경험을 더 확산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나눔에 꼭 돈이 드는 것은 아닙니다.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다 보면 어느새 미혼모가 낳은 아기들이 입을 배냇저고리 한 벌이 완성됩니다.



<인터뷰>김승훈(대학생):"그 아이들이 자신들이 사랑을 받고 태어난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고…"



나눔의 마음은 국경도 가뿐히 넘습니다.



서너 시간 뜨개질을 해 만든 이 털모자는 큰 일교차를 견뎌야 하는 아프리카 신생아에게 전달됩니다.



<인터뷰>김선이(서울 서초동):"3~4시간의 작은 노력만 하면 한 아이가 살 수 있다는 보람을 느끼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저마다 다른 나눔 활동을 벌였지만, 나누고 난 자리는 더 큰 행복으로 채워졌습니다.



<앵커 멘트>



’나눔’이 ’희생’이 아니라 ’축제’가 되는 현장 함께 보셨습니다.



사회부 김나나 기자 나왔습니다.



김기자! 보면서 흐뭇해지기는 한데 평소 때는 좀 무심했던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네요.



<기자 멘트>



네, 나눔의 방법은 다양하겠습니다만 가장 일반적인 건 기부일텐데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지난해 약 3천 3백억 원 정도가 모여서 다행히 해마다 조금씩 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소득수준에 비해선 턱없이 미미한 수준입니다.



한 사람이 일 년에 평균 10만 원 정도 기부하는 것으로 집계됐는데 GDP 대비로는 약 0.5%, 선진국에 비해선 낙제점입니다.



개인들의 기부 역시 종교 단체에 헌금하는 방식인 경우가 80%로 기부금 사용처가 종교 영역에 한정되는 한계를 보였습니다.



특히 부자들이 더 많이 나눠야할텐데요.



우리나라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기부에 좀 인색한 것 같습니다.



이소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9천억 원 전재산을 기부하기로 한 중국 자산가 천광뱌오, ’재산을 가지고 죽는 건 수치’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부자들에게 기부는 면피성 발언인 경우가 많습니다.



<녹취>이학수(전 삼성그룹 부회장/2008년 삼성특검 당시):"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면서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도를 찾아보자고.."



당시 특검이 밝힌 차명재산은 2조 2천억 원.



삼성은 벌금과 세금으로 1조 원을 낸 뒤 남은 돈을 어떤 ’유익한 일’에 쓸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정몽구 회장은 1조 원 규모의 기금을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주식 6백억 원 어치를 자신이 만든 해비치 재단에 내놨을 뿐입니다.



이 돈마저도 민사소송 때문에 묶여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10대 기업의 기부금은 지난해보다 2.7배 늘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회삿돈입니다.



<인터뷰>김상조(한성대학교 교수):"회삿돈은 주주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소중한 재산이기 때문에 진정한 기부문화 위해서는 총수가 개인돈을 가지고 좋은 일에 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에서 받은 만큼 돌려주는 ’가난한 부자’들, 우리에겐 아직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앵커 멘트>



앞서 말씀드린 주윤발,워런버핏처럼 ’나눌줄 아는 부자’ 명단에 우리나라 부자는 언제쯤 이름을 올릴까요.



김기자 !! 일단 ’우리들 자신’부터 달라져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기자 멘트>



네 특히 지금 소개할 이분들을 보면 더 부끄럽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도움을 받을 처지에서도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더 아낌없이 베풀고 있는 분들을 김석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허름한 주택가.



미로 같은 골목 끝에 86살 박부자 할머니가 홀로 사는 손바닥만 한 단칸 셋방이 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박 할머니가 가진 재산이라곤 전세금 5백만 원이 전부.



혼자 살기에도 빠듯한 형편이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 재산을 선뜻 내놓았습니다.



<인터뷰>박부자(유산 기부자):"그분들도 다 또 그렇게 없는 사람들한테 하는 거잖아요. 난 그거면 만족해요."



떡볶이 장사에 남는 게 없어도…



<녹취>김정연(할머니):"있으면 다 주고 싶지. 학교에 돈 없어서 못 갖다주는 그런 사람 보태주고 싶어요."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조차 버겁지만…



<녹취>박노주(할머니):"나는 남한테 혜택 이렇게 받았는데 나보다 못한 사람들. 그러니까 그 생각하면 없는 사람 줘야지."



지난 2005년에 시작된 행복한 유산 캠페인에 동참해 전 재산을 이웃돕기에 내놓은 사람은 지금까지 모두 13명.



이 가운데 11명이 홀로 사는 노인 기초생활수급자입니다.



<기자 멘트>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기부에 관심이 없다, 내 일은 아니다 라고 답했는데요.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연중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고 요즘엔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기부 방법도 많습니다.



돈이 부족하다면 시간을 투자해 봉사활동을 할 수도 있고 갖고 있는 재능을 나눌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시청자 의견>



지금 여러분은 ’아름다운 행렬’에 동참하고 계십니까? 의견 살펴봅니다.



김정민 님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나 단체에 세금 감면 같은 혜택을 더 많이 주자고 하셨구요.



김자혜님 기부를 ’약속’하는 캠페인을 벌이자.



양길용님은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아낌없이 주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이게 ’나눔’의 본질이겠죠?

또 ’돈’만 나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봉사나 재능도 나눌 수 있다는 점 김태경님이 알려주셨습니다.



혹시 아직도 실천하지 않으셨다면, 이젠 많이 달라지실 거죠?



함께 하는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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