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올 추석도 어김없이 국회 의원 회관에는 택배회사 집하장처럼 선물이 쌓였습니다.
포장 뜯느라 바쁜 국회, 현장을 취재한 최형원 기자는 씁쓸하기 그지없다고 말합니다.
<리포트>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앞.
한 공공기관의 이름이 적힌 버스 안에 들어가 봤습니다.
뒷좌석이 온통 선물 상자로 가득 차있습니다.
유관 상임위 의원과 보좌관들에게 줄 추석 선물입니다.
<녹취>공공기관 직원:"저희들이 운영하는 농산물 판매장에서 가져온 거예요. (선물 나르시는 분들도 다 직원분이세요? ) 네, 직원들이에요."
민간 기업들도 선물 보따리를 들고 국회로 찾아옵니다.
<녹취>ㅇㅇ호텔 관계자:"**호텔에서 국회의원분들께 명절이니까 갈치 세트 있잖아요? 그거 하나 간단하게 …."
택배회사의 집하장처럼 산더미처럼 선물이 쌓여 있는 의원회관 안내실 앞, 쉴 새 없이 선물을 내려놓는 택배회사 직원들과 선물을 찾아가는 의원실 직원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룹니다.
<인터뷰>국회의원 보좌관:"국감 때 좀 잘 봐달라 이런 의미가 있는 거 같은데 (너무 많이 와서) 구분 못 하겠고, 기억도 못 하고!"
감사의 마음을 선물로 표시하는 게 한가위 미풍양속이라지만, 국회로 밀려드는 선물 꾸러미는 서민들을 씁쓸하게 만듭니다.
<인터뷰>최유성(택배회사 직원):"권력 있는 사람들이니까 주위에서 선물도 주고 그런 거겠죠. 권력 없는 저 같은 사람은 뒤에서 심부름이나 하는 거고…."
공무원들에게는 3만 원이 넘는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윤리강령이 있지만 국회의원들에겐 이런 기준조차 없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