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효 “제주에 복수했으니 만족”

입력 2010.09.29 (22:57)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윤성효 감독이 FA컵 준결승전에서 바람대로 제주 유나이티드에 설욕하는 데 성공했다.

윤성효 감독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제주와 경기 승리를 지휘한 뒤 다소 상기된 얼굴로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경기 내용은 영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긴 거 하나에 만족합니다"

준결승전을 앞두고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정규리그에서 제주에 2연패 당했다. 꼭 복수하고 싶다"고 말했던 만큼 윤 감독은 일단 설욕한 것만으로도 흡족해하는 표정이었다.

오늘 승리는 홈 잔디의 도움을 받은 게 아니냐는 질문에 윤성효 감독은 얼굴을 붉히며 한동안 말을 잃었다.

승부차기에서 제주의 첫 키커로 나선 김은중이 찬 공이 불쑥 솟아오른 잔디 때문에 허망하게 골대 위로 날아갔고 경기는 급속도로 수원 쪽으로 기울었던 것.

성남 일화의 홈구장 잔디상태에 대해 유독 불만을 표해 왔던 터라 윤 감독은 다소 수줍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정작 답변은 냉정했다.

윤 감독은 "디딤발에 힘이 많이 들어갔을 거다. 잔디가 그렇게 나쁘진 않았다"는 말로 '잔디 구원승' 아니냐는 논란을 일축했다.

다행히 FA컵 결승에 진출해 대회 2연패를 노리게 된 윤 감독은 한편으론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8-9월에 다른 팀보다 많은 경기를 치르느라 선수들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부임하면서 목표로 내걸었던 리그 6강 진입은 이제 사실상 힘들다고 봅니다"라면서도 "남은 5경기 다 못 이기란 법은 없잖아요. 일단 해보는 데까진 해보겠습니다"라고 덧붙이며 한줄기 희망의 끈은 놓지 않았다.

사실상 6강 타이틀이 힘든 만큼 윤 감독은 FA컵 2연패가 가장 가능성 있는 꿈이다.

수원은 이날 전남을 연장전 끝에 누른 부산과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윤 감독은 "부산의 황선홍 감독이 우리랑 그렇게 붙고 싶다고 했다면서요. 소원대로 됐으니까 좋은 경기하고 이겨서 다음에 또 그 소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는 결의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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