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설계 확인서 60% 엉터리…지진 ‘무방비’

입력 2010.10.14 (22:16)

수정 2010.10.14 (22:17)

<앵커 멘트>

최근 백두산에서 대형 지진 징후가 감지되면서 한반도에서도 경고음이 점차 커지고 있죠, 그런데 국내건물 내진 확인서 대부분이 엉터리였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규모 6.3의 지진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입니다.

건물과 육교가 무너지고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됩니다.

종로에서 이런 지진이 나면 2천8백 명이 죽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최근엔 백두산에서 화산폭발 징후가 감지돼 남한에도 지진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3층이 넘는 건물에 대해서는 반드시 내진설계를 하도록 돼 있습니다.

서울의 한 5층짜리 주택.

내진설계로 시공됐다는 안내판이 적혀 있습니다.

건축사가 측정한 자료입니다.

지진을 견디는 하중은 85.77톤.

건물이 흔들리는 범위는 1.7밀리미텁니다.

근처의 다른 건물.

앞의 건물과 층수와 무게가 다른데도 측정값은 소수점까지 똑같습니다.

내진 설계로 지어졌다는 인근 건물 10여 동에 적혀 있는 수치도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이상원(건축구조기술사) : "층수나 규모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 결과치가 같은 값이 될 수가 전혀 없습니다."

해당 건축사를 찾아갔습니다.

<녹취> 건축사(음성변조) : "기존 자료에서 주소 같은 것만 바꿔서 올린 것 같은데요. 배려 좀 해주십시오."

서울과 충북 지역의 5층 이하 건물의 60% 가까이에서 내진 확인서가 이처럼 엉터리로 작성됐습니다.

<인터뷰> 김기현(한나라당 의원/국회 국토해양위) : "거의 지진에 무방비 상태로 있는 것이니까 만약 우리나라에 지진이 생긴다면 그 피해가 아주 심각할 수 있습니다."

5년 전 일본에서는 가짜 내진 확인서가 적발돼 짓고 있던 건물 10여 동을 부수는 등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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