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집에 불을 질러 가족 4명을 숨지게 한 13살 중학생의 패륜이 사회에 큰 충격을 줬는데요, 부모와 자녀가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관계 단절이 비극을 불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임재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동네 사람들은 13살 이 모 군이 집안에 불을 질러 가족들을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입니다.
동네에서 이 군은 그저 춤추기 좋아하고, 인사성 밝은 모범생이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애는 착하거든. 인사도 참 잘해. 인상이 좋잖아. 애가! 근데 상상도 못했지…"
이 군은 단지 아버지가 미워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문제를 놓고 아버지와 갈등이 심했고,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렸다는 것입니다.
<녹취> 김대권(서울 성동경찰서 형사과장) : "공부 열심히 해서 검, 판사가 돼야 하는데 왜 춤만 추고, 사진만 찍으러 다니느냐…"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범행 뒤 이군의 태도입니다.
기자들에게 자신의 얼굴과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등 태연한 모습이었습니다.
<녹취> 이OO(방화 피의자/음성변조) : "(아버지한텐 미안한 마음 없으세요?) 없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군의 행동이 단절된 가족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정서적인 흐름이 일반 아이들의 희노애락 과는 굉장히 다른 부적절한 감정의 흐름 같은 것을 보이는 거죠."
지난 2006년 40건이던 존속 살해 사건은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58건이나 됐습니다.
KBS 뉴스 임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