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오판 우려해 유신 묵인” 문건 공개

입력 2010.10.27 (08:02)

수정 2010.10.27 (09:15)

<앵커 멘트>

고 박정희 대통령이 지난 72년 10월 유신을 선포한 직후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한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유신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경우 북한의 오판을 불러오고 정치적 격변으로 한국에 큰 위기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워싱턴에서 이춘호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10월 유신이 선포된 직후 미국 CIA와 국무.국방부 정보기관들이 합동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한 특별 보고서입니다.

미 정보기관들은 주한미군 철수나 한국군 현대화 지원 축소 조치로 유신 선포에 강력하게 대응할 경우 북한이 여러가지 방식으로 이를 이용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한반도의 불안정과 미국의 공백 상태는 일본에도 불안감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이 개입하고 박 대통령이 이를 버티거나 결국 축출되더라도 그 자체가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인터뷰> 그렉 브래진스키(조지 워싱턴 대학 정치학 교수) : "당시 키신저 국무장관과 닉슨 대통령은 동맹국에 대해 확실하게 현실주의 정책을 사용했습니다."

이 문건은 또 한국이 10월 유신을 선포하기 하루전 미국 몰래 북한에 통보하고 활발한 대북 접촉을 벌이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강한 경계심을 보였습니다.

미 정보기관들은 현실적인 이유로 유신 선포를 묵인하는 것으로 결론내리면서도 유신 체제가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란 인식을 보였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춘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