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뱀·지렁이 출몰… 백두산 화산 폭발 징조?

입력 2010.10.29 (09:09)

수정 2010.10.29 (17:47)

<앵커 멘트>



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나 피해가 컸었죠.



화산 폭발, 이제 더 이상 영화 속이나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민우 기자, 우리나라 백두산의 화산폭발 징후가 예사롭지 않다구요?



네, 무척 수상합니다.



최근 지진도 잦고, 이상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는데요. 지금 가만히 잘 있는 백두산을 자꾸 언급하는 이유는 딴 게 아닙니다.



인간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로 추정되는 화산 폭발을 일으킨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천 년 전, 고려시대 때 얘기인데요.



이때 폭발이 어느 정도였느냐.



지난봄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의 약 천 배였다고 합니다.



그게 어느 정도인지 잘 상상은 안 되지만, 전문가들 얘기는 그렇습니다.



한반도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의 재앙이 될 거라는 거죠.



<리포트>



죽음의 화산재가 온 마을을 희뿌옇게 뒤덮었습니다.



피부를 태우는 뜨거운 화산재.



인도네시아의 머라피 화산 폭발은 자연의 대재앙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생생하게 보여줬는데요.



<인터뷰> 수티넴(대피주민) : “집을 청소하는데 큰 소리가 났어요. 그러고 나서, 많은 차들이 남쪽으로 대피하고 있어서, 나도 따라왔고 구조차량에 실려 이곳으로 왔습니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 최근 괴이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출몰한 수천 마리의 뱀떼. 서식지를 이탈한 지렁이 수백만 마리는 이유도 없이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재앙의 전조 현상으로 여겨지는 동물들의 괴이한 움직임.



과학적 근거와는 상관없이 화산 폭발에 대한 공포를 불러왔는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백두산 일대의 잦은 지진도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9일, 백두산 천지 주변에서 규모 3.0 이상의 강도 높은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백두산 지진, 많을 땐 한 달에 무려 250차례나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중국 주민 : “차가 지나가는 것처럼 땅이 움직였어요. 흔들리더라고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자연 이변. 불안과 공포는 고조됐습니다.



백두산 대폭발이라는 재앙이 현실로 다가온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인터뷰> 박태훈(경기도 의정부시) : “그런 일은 상상도 못했죠. 진짜 큰일이 날 것 같아요.”



<인터뷰> 박권태(서울시 노원구) : “무서웠어요. 혹시 갑작스럽게 (화산폭발이)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돼요.”

그렇다면, 백두산 폭발이 일어날 경우, 예고되는 재앙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지난 4월,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



산등성이까지 수증기로 뒤덮였고, 시커먼 화산재는 11킬로미터 상공까지 치솟았습니다.



인근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대홍수까지 일어났는데요.



하지만, 이마저도 백두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는 백두산의 폭발강도는 아이슬란드 폭발의 무려 천 배.



그 피해는 도저히 상상이 안 될 정도입니다.



<인터뷰> 윤성효(교수/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 “(백두산의 폭발강도가) 7이면 아이슬란드 화산분화의 1000배거든요. 천 년 전 백두산은 (폭발강도) 7.4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정도로 화산분화가 일어난다면,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화산폭발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이 유럽 전 지역을 화산재로 뒤덮었다면, 백두산 폭발의 피해는 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전체가 화산재로 뒤덮여 암흑천지로 변한다는 겁니다.



화산의 마그마가 천지의 물과 만나 더 많은 화산재가 분출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황사보다도 몇 백배 더 짙은 화산재.



동북아 일대 공항이 폐쇄돼 전 세계적인 항공대란은 물론이고, 모든 국민이 24시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홍태경(교수/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 “화산재는 교통대란이라든가 물류대란으로, 경제적인 피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고요.”



또, 백두산 천지가 품은 물은 무려 20억 톤.



팔당댐 총 저수량의 10배에 달하는 엄청난 양인데요,



화산 폭발로 이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면, 북한과 중국 일대에 사상 최대의 홍수가 찾아올 것은 불보다 뻔합니다.



제주도를 제외한 남쪽에도 최대 규모 8.5에 이르는 강진이 일어날 것이란 예측도 나옵니다.



한마디로 한반도 생태계가 대변혁을 맞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백두산 화산폭발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국내 지질학자들은 일단 조심스런 입장입니다.



중국정부가 백두산의 접근을 막고 있어, 직접 연구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홍태경(교수/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 “막연하게 2012년에서 2014년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학계에서) 검증되거나 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반면, 중국 정부의 발표는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화산폭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중국 지진국 : “12년에서 13년 주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4년이나 2015년에 다시 화산활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이 백두산의 화산폭발을 촉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습니다.



지하 핵실험장과 백두산 1차 마그마층의 거리가 10킬로미터 안팎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윤수(박사/한국지질자원 연구원) : “지구는 탄성체이기 때문에 충격이 멀리 떨어진 곳에도. 영향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얼마나 크나, 작나...”



최근 국가정보원까지 나서 백두산 폭발에 대비한 남북 간 논의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최악의 환경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백두산 화산폭발, 현시점에서라도 남북한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의 국제 협력을 통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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