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60년전, 목숨 걸고 흥남부두를 탈출하는 피란선에서 ’김치 5’라는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 ’생명의 은인’인 당시 미군과 감격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황재락 기자도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1950년 12월 칼바람이 불었던 함경남도 흥남항.
10만 명의 피난민들은 미군의 도움으로 전쟁의 화마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경남 거제시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이경필씨는 흥남부두에서 마지막 떠난 피난선이 거제도로 내려오는 2박 3일 동안 배에서 태어난 5명의 새 생명 가운데 한 명입니다.
혹한 속에 태어난 새 생명에게 미군들은 한국의 상징 김치가 생각난다며 순서대로 별명을 붙여줬고, 이씨를 ’김치 5’라고 불렀습니다.
이 씨의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의 은인인 미군들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인터뷰> 이경필(경남 거제시 장승포동) : "아버지 말씀은 빅토리 호 배 이름은 몰랐지만, 미군들 도움을 입었으니까 잊어버리지 말아라고..."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전하지 못해 애를 태워야 했던 이 씨가 60년 만에 은인들을 만났습니다.
세계 전사에서 가장 많은 한 번에 만 4천여 명을 안전하게 구조한 배로 기네스북에 오른 빅토리 호의 주역들이 이 씨와 감격의 포옹을 나눴습니다.
<인터뷰> 로버트 러니(빅토리호 사무장) : "우리가 기억하던 ’김치 5’가 그때는 아기였는데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기쁩니다."
흥남철수 작전은 생명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 인도주의의 승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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