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가빈, 배구판 외인 ‘군계일학’

입력 2010.12.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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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 남자부 `외국인 농사 괜찮네'

올 시즌 남자 프로배구 판도를 좌우할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한두 차례씩 코트에 서서 팬들 앞에 선을 보였다.

지난 시즌 코트를 지배했던 캐나다산 거포 가빈 슈미트(삼성화재)가 여전히 최강의 화력을 뽐내는 가운데 나머지 구단도 썩 괜찮은 용병을 구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개막하자마자 부상에 부진이 겹치면서 국내 선수만도 못한 실력을 보여줘 비싼 돈을 들인 구단의 속을 썩이곤 했던 '골칫덩이 용병'은 일단 보이지 않는다.

물론 여전히 '군계일학'은 가빈이다.

지난 시즌 국내 프로배구 최초로 한 시즌 1천득점을 돌파하며 정규리그와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까지 세 개의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독식했던 가빈은 지난 4일 개막전에서도 홀로 34점을 내리꽂으며 '숙적' 현대캐피탈의 코트를 유린했다.

레프트로 보직이 바뀌면서 수비 부담이 늘어난데다 세터 최태웅이 현대캐피탈로 옮긴 탓에 지난해만 한 활약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컸지만, 싱싱한 어깨로 모든 걱정을 날려버렸다.

수비에서도 예상보다는 튼실한 편이었고 공을 받아내려 아낌없이 몸을 날리는 등 '한국형 용병'다운 움직임을 보여 신치용 감독도 만족을 표시했다.

가빈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구단 외국인 선수들도 주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며 힘을 보탰다.

2연승을 거두고 단독 1위로 올라서 초반 돌풍을 예고한 대한항공의 에반 페이텍은 2경기에서 42점을 터뜨리며 주전 라이트로 합격점을 받았다.

체육관이 쩌렁쩌렁 울릴 만큼 강한 스파이크나 상대 블로커 위로 솟구치는 높은 타점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차곡차곡 점수를 올리면서 큰 기복 없이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약간은 투박한 플레이를 펼친다는 평가지만, 화려한 공격을 자랑하는 레프트 김학민과 좌우 쌍포로 괜찮은 조화를 이뤘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수비 훈련도 열심히 하는 만큼 갈수록 좋아질 거라 본다. 세련된 테크닉은 없지만 높이와 힘이 좋아서 한국에 맞는 배구를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출신 숀 파이가(우리캐피탈) 역시 5일 KEPCO45와 경기에서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18점을 올려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LIG손해보험의 밀란 페피치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만한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첫 경기에서 23점을 올려 제 몫은 했다.

현대캐피탈이 푸에르토리코에서 데려온 헥터 소토 역시 높은 점프와 날카로운 공격 능력만큼은 인정받을 만했다.

그러나 아직 팀에 적응이 덜 된 탓에 실책을 저지르며 활약을 길게 이어가지 못해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활약은 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아직 여유 있게 소토가 본모습을 찾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호철 감독 역시 소토를 레프트와 라이트에 번갈아 놓으며 실험해 보고 있다.

이렇게 각 구단이 대부분 괜찮은 용병을 데려오면서 실력도 어느 정도 평준화되고, 팬들은 더욱 치열한 경기를 구경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호철 감독은 "다른 팀도 올해는 좋은 용병을 데려오고 팀도 탄탄한 것 같다. 수비 등에서 조금이라도 허술한 면이 보인다면 언제 경기가 넘어갈지 모른다"고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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