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축구, ‘장애 불문’…감동 하모니

입력 2010.12.17 (13:51)

수정 2010.12.17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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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팀을 이뤄 감동의 하모니를...'

2010 광저우 장애인 아시안게임 종목 중 시각장애인이 즐기는 탠덤사이클이나 축구 경기에서는 비장애인이 코칭스태프나 경기보조뿐만 아니라 선수로도 출전할 수 있다.

특히 시각축구에서는 비장애인이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는 수문장으로 나선다.

비장애인 선수 출신이었다고 해서 무조건 골키퍼로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를 입은 필드 플레이어를 이해하는 것이 우선.

이옥형(44) 시각축구 대표팀 감독은 "모두 각자의 역할이 있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골키퍼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비장애인으로 여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생각이 열려 있다"면서 "우리 선수들이 서로 장애를 의식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체육교육(경주대)을 전공하는 김상원(24)은 전역을 하고 복학해 같은 학과 후배의 소개로 선발전에 참가하면서 지난해 시각축구 대표팀과 인연을 맺었다.

김상원은 "골키퍼는 공을 막을 뿐아니라 수비할 때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상황을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면서 "생활 속에서도 시각장애인 선수들을 도와주기는 하지만 스스로 생활이 가능한 분들이기 때문에 제가 돕는 부분은 일부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상원은 "시각축구를 계속 하다 보니 일반 축구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면서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광저우에서 김상원과 같은 방을 쓰는 필드 플레이어 장영준(22)은 "비장애인 선수와 같이 경기에 뛰어서 무엇인가 이루어 냈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면서 "작은 것 하나라도 도와주려는 골키퍼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필드 플레이어는 물론이고 골키퍼들도 직업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오래 뛰지 못하고 대표팀을 떠난다. 호흡을 좀 맞춰볼라치면 선수가 교체되는 것이다.

장영준은 "주로 대학생들이 골키퍼로 들어오는데 다른 직업을 가지지 않고 계속 시각축구를 하기는 어렵다"면서 "필드 플레이어들도 원래의 삶을 찾아가야 하기 때문에 축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상원도 "저도 대학 졸업이 코앞인데 계속 시각축구를 할지 전공을 살려 다른 일을 찾을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18일 일본과 3-4위전 앞둔 시각축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고 이후에도 계속 그라운드에서 함께 뛸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옥형 감독은 "선수들이 장애의 벽을 넘어 화합하면서 성취감을 오래 느낄 수 있으면 좋겠는데 팀을 꾸리기가 어렵다"면서 "계속 자신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교류할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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