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받은 만큼 좋은 성적 낼 것”

입력 2010.12.28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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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큰 돈을 받았다고 해서 부담감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받은 만큼 좋은 성적은 내고 싶어요."

200억원이 넘는 잭팟을 터트린 임창용(34.야쿠르트 스왈로스)은 들뜰 법도 했지만 시종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임창용은 28일 강남구 언주로 임피리얼팰리스에서 야쿠르트와 재계약 후 처음으로 마련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구단에서 나에게 많은 돈을 준 것은 그만큼 내가 잘 해주기를 바랬기 때문일 것"이라며 조용한 말투로 자신감을 전했다.

평소처럼 차분한 말투가 계속됐지만 구원왕 등 내년 시즌 목표에 대한 언급을 할 때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박찬호(37), 이승엽(34) 등 한국 출신 간판 스타와 대결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승부를 펼치지 않고 그냥 만나서 밥이나 먹었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짓기도 했다.

2008시즌부터 야쿠르트에서 뛴 임창용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3년에 15억원을 받는 조건으로 재계약에 동의했다. 임창용은 일본에서 3년 동안 96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14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다음은 임창용과 일문일답.

--이승엽, 박찬호 등과 대결에 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일본 프로야구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사실 두 선수와 나는 리그가 다르기 때문에 자주 볼 일은 없다. 5월 교류전에야 만날 수 있다.

교류전에서 보더라도 대결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냥 만나고 싶은 마음만 있을 뿐이다. 한국 선수끼리 대결하면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국 선수와 승부는 피하고 싶다. 내가 마운드에서 던지는 그 순간 만큼은 상대 타선에 한국 선수가 없었으면 좋겠다. 한국 선수와 만나서 식사나 한 번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박찬호는 어느 정도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하나.
▲곤란한 질문이다. 내가 메이저리그 선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겠는가. 알아서 잘 하실 것이다.

다만 내년 시즌 한국 선수들이 일본에서 모두 잘해서 '이 정도 실력이다'라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줬으면 좋겠다. 나도 열심히할 것이다. 한국 선수가 강하다는 느낌을 주고 싶다.

--현재 몸상태는.
▲아직 훈련을 하지 않고 있다. 일단 아픈 곳은 없다. 오늘 괌으로 넘어가서 몸을 만들어갈 것이다. 괌은 날씨가 따뜻해서 체력 훈련하기에 좋다.

괌에서 내달 10일까지 머물다가 일본 돗토리현의 스포츠센터로 이동한다. 그 곳은 어릴 때부터 내가 좋아했던 장소다. 야쿠르트의 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그곳에 머물 것이다.

--내년 시즌 목표는.
▲동료가 모두 잘해서 우승하는 게 목표다. 또 지난 3년 동안 내가 잘했다고는해도 아직까지 1등은 못해봤다. 구원왕을 꼭 해보고 싶다.

하지만 어느 정도 세이브를 올릴지는 알 수 없다. 동료가 도와주고 팀이 자주 이겨야 내가 등판하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 팀은 시즌이 끝난 뒤 선발 투수가 보강되는 등 전력이 더 좋아졌다. 내년에는 내가 나갈 기회가 더 많아질 것 같다.

--평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
▲사실 팀 훈련 이외에는 거의 하지 않는다. 잠을 많이 자는 편이다. 그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일본에서 성공한 비결은.
▲팀 분위기가 너무나 좋았던 것 같다. 처음에 갔을 때는 '왕따'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동료와 구단 직원이 너무나 잘해줬다. 용병 같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 동료와 적응을 잘 하게 되니 더욱 편하고 재미있었다.

--명문 구단 요미우리의 영입 유혹이 있었다. 고민하지 않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나는 야쿠르트의 팀 분위기나 동료에 더 끌렸다. 내가 다른 팀에 가서 우승하더라도 그 동료는 그동안 함께 기뻐하고 즐겼던 이들이 아니지 않나. 내가 야쿠르트를 선택한 것은 함께 기뻐했던 동료와 우승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싶은 욕심은 있나.
▲가고는 싶다. 야구 인생이 끝나기 전에는 꼭 한 번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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