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포착] 설원을 달린다! 개썰매 타고 무한질주

입력 2011.01.17 (09:02)

수정 2011.01.17 (10:07)

<앵커 멘트>

앞에서도 연일 추위가 매섭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이렇게 추운 때일수록 스키장과 눈썰매장은 더욱 붐비더군요.

네. 겨울을 제대로 즐기는 분들이시죠.

어제는 흥미진진한 눈썰매대회가 열려서 사람들 시선을 한껏 사로잡았다는데요.

<질문>

김양순 기자, 그런데 눈썰매대회에 참가한 주인공들이 특이하다면서요?

<답변>

네, 사람이 타는 썰매 아니고요. 루돌프가 끄는 썰매는 더욱 아닙니다. 바로 개들이 끄는 썰맨데요.

시베리아나 북극에서 탈 법한 개썰매, 태백에서 대회가 열렸습니다. 전국 각지의 명견들이 모여 썰매에 주인을 태우고 설원을 내달렸는데요.

사람과 개의 끈끈한 교감이 가득한 설원으로, 가보실까요?


<리포트>

힘찬 출발 신호와 함께 주인을 태운 개들이 설원을 질주합니다.

눈밭을 가르며 네 다리에, 눈에, 승리를 향한 빛이 번뜩이는데요.

<인터뷰> 윤용왕(개썰매 대회 참가자) : "시원하고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내로라하는 전국의 명견들이 모인 이곳, 바로 개썰매 대회 현장입니다."

1초라도 더 빠르게! 가쁜 숨 몰아쉬며 날쌔게 내달려준 개들에게 주인은 그저 고마울 따름인데요.

대회는 대회다 보니 사람도 개도 긴장해서, 초보팀들은 실수 연발!

출발!을 외쳤는데도 질주는 커녕 자꾸만 주인 곁으로 돌아오고요.

잘 가는 듯 하다가 이건 뭔가요? 눈싸움하고 노느라 경기는 뒷전입니다.

이러다 보니 무사히 완주민 해줘도 주인은 뿌듯한데요.

<인터뷰> 김영희(개썰매 대회 참가자) : "(대회 참가가) 처음이에요, 태어나서 개썰매라고 하는 거를 대회에 와서 처음 끌어보는 건데 예상보다 잘해서 기분 좋아요."

이번 개썰매 대회, 참가한 선수들의 면면도 녹록치 않습니다.

도도한 보르조이, 보더콜리, 추위에 강한 시베리안 허스키까지 종류도 다양한데요.

그 중에서도 특별한 이 친구는 벌써 8년째 경기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유별난 애견가인 주인 부부, 수십 마리의 개를 집에서 키우고 있는데요.

<녹취> "저희는 46마리 정도 키우고 있어요. 범상치 않은 이 부부, 개썰매 동호회에서 인연을 맺어 결혼까지 골인했다는데요."

얼마나 찰떡 궁합인지, 개 썰매라면 남다른 수상 이력을 자랑하네요.

<인터뷰> 이주현(개썰매 대회 참가자) : "2010년 썰매 개 2마리가 달리는 대회 부분에서 2위. 이번 대회 역시 우승을 놓칠 수 없겠죠?"

<녹취> "우승하러 갑니다, 파이팅."

경기장인 태백에 도착한 건 늦은 밤, 주인은 배고파도 선수들에겐 보양식을 든든히 챙겨 먹입니다.

<인터뷰> 이주현(개썰매 대회 참가자) : "저희 애들 영양식 먹여서 내일 대회 때 힘내라고 (준비했습니다) 이금 보시는 개밥, 그냥 개밥이 아닙니다."

푹 달인 사골국물에 삶은 돼지고기와 소고기, 닭간에 연어까지, 몸에 좋다는 건 다 들어갔습니다. 보양식 먹은 개들, 기운찬 모습 기대해도 좋겠죠?

드디어 결전의 아침!

<녹취> "긴장됩니다. 긴장돼요 얘들아 가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고 드디어 출발! 합니다.

최고 시속 20킬로미터, 짜릿한 속도 속에 썰매와 개를 연결한 줄이 꼬이지 않도록 끈을 팽팽히 유지하는 동시에! 코너를 돌 때 체중 이동까지~ 성공하시네요!

목청높인 부인의 응원에 힘입어 2.5킬로미터 코스를 완주하고 결승점에 도착했습니다.

고생했다, 잘했다, 토닥이며 개들도 주인도 모두 한마음!

노련함과 씩씩함으로 우승을 차지했네요.

<인터뷰> 서현철(개썰매 대회 참가자) : "사람이랑 개랑 같이 하는 호흡이 이 스포츠의 매력이고요.."

사람과 개과 하나가 돼서 펼치는 눈밭 위 짜릿한 질주! 우승팀은 오는 3월, 노르웨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게 된다는데요.

그때도, 좋은 결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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