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지금이 떠날 때…복귀 없다”

입력 2011.01.31 (13:18)

수정 2011.01.3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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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년간 한국축구 대표팀을 이끌던 박지성(30)이 진한 아쉬움 속에 끝내 은퇴 의사를 밝혔다.



박지성은 31일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 물러나는 게 대표팀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가장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은퇴 결심을 잘 받아주고 배려해준 여러분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엔 입가에 미소를 띠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본격적인 질의응답에 들어가자 다소 표정이 무거워졌다. 11년간 줄곧 달았던 태극마크를 내려놓는 만큼 진한 아쉬움을 감추긴 어려워 보였다.



박지성은 "지금껏 대표팀 생활을 하며 가장 기뻤던 순간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였다. 어릴 때부터 꿈꿨던 대표팀 유니폼을 십 년 넘게 입을 수 있었던 건 무한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이른 나이에도 이런 결정을 내리게 돼 아쉽다"고 전했다.



박지성은 "(이)정수형과 (차)두리형 등 대표팀 형들도 있는데 먼저 떠나게 돼 미안한 마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다. 대표팀 일원은 아니지만 앞으로 한국 축구를 위해 도움될 일을 많이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지성과 일문일답.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복귀할 가능성은 없는가.

▲현재로선 대표팀에 복귀할 생각이 없다. 만일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면 그건 당시 대표팀 선수들의 노력에 따른 것이다. 본선에서도 그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래야 그 선수들이 더 성장할 수 있다.



--팬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내가 어떤 선수였는지는 많은 팬들이 판단할 몫이다. 대표팀 옷을 입고 뛰는 동안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려 노력했다. 축구선수로서 내 목표는 항상 동료 선수나 코치, 팬이 봤을 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수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그게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한다.



--아직 젊은 데 대표팀에서 은퇴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뭔가.

▲ 길게 보고 판단했다. 어린 선수들이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을 이번 아시안컵에서 입증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려면 지금 물러나는 게 최적의 시기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뒤를 이을 재목은 누구라고 보나.

▲젊은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내 포지션으로 굳이 뽑는다면, 손흥민과 김보경, 이 두 명이 가장 유력하다. 손흥민은 어린 나이인데도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게 보였다. 김보경과는 남아공 월드컵과 아시안컵 때 같이 있었다. 성장 가능성이 커 보였다.



--선수 생활 은퇴는 언제 할 건가.

▲굳이 몇 년도에 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다. 앞으로 최소한 3-4년 정도는 뛸 것으로 보고 있다.



--11년간 대표팀에서 뛰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과 아쉬운 순간이 있었다면?

▲가장 기뻤던 순간은 대표팀 발탁 소식을 들었을 때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은 정말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바로 이번 아시안컵이었다.



--대표팀 주장 자리를 맡았던 소감은 어떤가. 차기 주장에게 한 마디.

▲대표팀 주장 완장의 무게가 그렇게 큰지 몰랐다. 해보고 나니 그동안 주장을 맡았던 선배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차기 주장도 자기 능력뿐만 아니라 팀 선수 모두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주장이 됐으면 한다.



--자선 경기 계획은.

▲자선사업은 한국이라는 틀을 넘어서 아시아 전역에서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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