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무명이지만 촉망받던 한 영화작가가 병마와 굶주림에 시달리다 월세방에서 홀로 숨졌습니다.
영화 작가들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효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피아노 콩쿠르에 나선 여고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 영화 '격정 소나타'.
이 작품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던 최모 씨는, 영화제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손꼽히는 영화계 유망주였습니다.
하지만, 최 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월세방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병에다 영양실조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숨진 최 씨의 방문 앞엔, "남는 밥이랑 김치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란 메모가 유서처럼 붙어있었습니다.
<녹취> 이웃 주민 : "그동안에 아파서 쌀 빌리러 왔더래요. 그래서 2층 아저씨가 쌀 좀 갖다주려고 내려가니까 그렇게(숨져)됐더래..."
최 씨의 죽음이 알려지면서 최소한의 생계조차 힘들게 만드는 시나리오 원고료 지급 관행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녹취> 조원희(영화감독) : "완성된 시나리오를 가져와도 그게 투자가 될 때까지는 영화사에도 그 사람(작가)한테 줄 수 있는 돈이 없는거에요."
영화인의 꿈을 키웠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은 젊은 작가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