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지하수 오염 뒷전’ 관정 폐공 무시

입력 2011.02.21 (07:11)

<앵커 멘트>

지하수를 관리해야 할 수자원공사가 지하수 보호를 위해 마련된 관련 법령을 위반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인운하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 관정을 폐쇄하지 않고 공사를 밀어부친 사실이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정홍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자원공사가 시행하는 경인운하 김포 물류단지 공사 현장입니다.

토지 보상 전 농지였던 곳의 땅을 파보니 지하수 관정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인터뷰> 고재평(관정 보상 농민) : "사방 1미터로 함이 짜여 있었는데 불도저로 와서 밀어버리니까 이렇게 다 깨져버린 거죠."

지하수 관정은 관을 뽑아낸 뒤 자갈과 시멘트로 메우도록 지하수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지하수 오염을 막기 위한 규정인데도 수자원공사가 이를 어긴 것입니다.

이곳 김포 물류단지 부지 내에는 이처럼 구멍을 메우지 않고 그냥 묻어버린 지하수 관정이 165곳이나 됩니다.

당초 수자원공사 측은 성토 작업 과정에서 관정을 다 뽑아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 김태열(수자원공사 단장) : "저희들이 현장에서 다 파악을 해서 대부분 농경지에 있는 공(관정)들은 얕게 묻혀서 문제 없이 다 처리했고요..."

하지만 취재가 시작되자 폐공을 완료한 관정은 2곳밖에 되지 않는다며 뒤늦게 나머지 관정에 대해서도 폐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자원을 보호해야 할 공공기관이 경인운하 완공시기를 앞당기느라 수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법령까지 위반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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