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무더운 여름밤, 집안에 있기는 답답한데 멀리 떠나기는 쉽지 않죠?
이럴 때 인근의 동물원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
김상협 기자입니다.
<리포트>
해가 뉘엿뉘엿해가는 저녁 7시, 동물들의 저녁 식사에 사람들이 초대를 받았습니다.
알락꼬리여우원숭이는 바나나에 사족을 못 쓰고.
<녹취> "맛있겠다. 껍질은 안 먹네."
수줍은 기린도 나뭇잎에 이끌려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사이, 한여름 해가 저물어갑니다.
<인터뷰> 임나현(초등학교 1학년) : "기린이 저렇게 크고 목도 긴데, 처음으로 먹이 줘봤어요. 그래서 진짜 신기했어요."
7살짜리 버마왕뱀은 밤에 보는 사람들이 낯설지 않은데, 생후 2개월 아기 호랑이는 자꾸 만지려 드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신경이 잔뜩 곤두섰습니다.
<인터뷰> 편현수(서울동물원 사육사) : "얼굴을 가까이 대시면 얼굴을 할퀼 수 있으니까 조심하셔야 돼요. 아기라고 얕보면 큰일납니다."
원숭이들은 시원한 밤바람에 기분이 들뜨고, 백두산 호랑이의 눈빛이 어둠 속에서 생기를 더하는 사이 동물원의 여름밤은 깊어갑니다.
<인터뷰> 박민혁(초등학교 3학년) : "밤에 움직이는 건 육식동물, 그런 건 다 움직이고, 초식동물은 그냥 자요."
여름철 야간 개장에 나선 동물원이 늘면서 무더위를 잊게 하는 야생의 여름밤도 한걸음 가까운 곳으로 다가왔습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