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조선시대는, 초상화의 전성시대였습니다.
희대의 명작들을 하나 하나 살펴 봤더니 깜짝 놀랄 비밀이 숨어 있었습니다.
김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형형한 눈빛에 꼭 다문 입술, 터럭 한 올까지…
사실적인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의 정신세계도 살아나는 듯한 조선시대 최대 걸작 '윤두서 자화상'.
본래 배경 없이 얼굴만 도드라지게 그린 걸로 알려져 왔지만 적외선으로 촬영했더니 숨어 있던 옷깃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태조'를 비롯한 조선시대 역대 임금들의 '어진'엔 장엄하고도 화려한 통치자의 위엄이, 고려의 마지막 충신 정몽주와 청백리의 표상 황희 정승, 구국의 영웅 충무공 이순신과 충절의 여인 논개의 초상엔 절개와 위엄이 서려 있습니다.
이렇듯 긴 세월에도 빛이 바래지 않는 조선 초상화의 비밀은 바로 '배채'라는 독특한 회화 기법!
버드나무 숯으로 윤곽선을 그린 뒤 먹 선을 긋고 화폭 '뒤에' 색을 입혀 자연스럽고 품격 있는 효과를 낸 겁니다.
<인터뷰>문동수(학예사) : "살색이 은은하게 우러나오게 하기 위한 방식으로 '배채'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바로크 미술의 거장 루벤스가 서양인 최초로 그린 한국인 초상화 '한복 입은 남자'도 전시돼 흥미를 더합니다.
'초상화의 왕국'으로 불렸던 조선시대의 걸작 초상화 2백여 점의 진 면목을 엿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오는 11월 6일까지 계속됩니다.
KBS 뉴스 김 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