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수목원 하면 울창한 삼림을 떠올리게 되는데요.
부산 최초의 공립 수목원이 백60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울창한 삼림은커녕 성한 나무조차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현장추적, 장성길 기자가 고발합니다.
<리포트>
지난 3월 금정산 자락에 문을 연 부산 최초의 공립 '화명 수목원'.
편백나무 잎은 말라 갈색으로 변했고, 단풍나무는 힘없이 부러집니다.
개장 6개월도 안 돼 2천여 그루나 말라 죽었습니다.
<인터뷰> 김화선(부산 금정중 생물교사) : "공사를 한 뒤에 그냥 남은 흙들을 덮어버리니까 식물이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한 나무도 가로수용이 대부분이고, 가로수로도 잘 쓰지 않는 '양버즘나무'까지 있습니다.
<인터뷰> 정규석(등산객) : "꽃가루가 날려서 양버즘나무는 뽑아내는 실정입니다, 현재 보면. 딴 걸 심는데, 이걸 여기(수목원 한복판)에 심어놓은 건, 좀 이상하구먼."
사다 심지 않고, 공짜로 얻어다 심은 나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수목원 관계자(음성 변조) : "얻어다 심는다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나무가 100% 안 들어온다는 거죠."
전체 예산 164억 원 가운데 80%가 넘는 138억 원을 토목과 보상비 등에 쏟아 붓고, 정작 나무 구입과 조경에는 26억 원밖에 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수목원을 돋보이게 할 특색있고 좋은 나무를 사는 데는 돈을 거의 쓰지 못한 것입니다.
울창한 산림지역에 수목원을 짓는 것이 일반적인데, 논밭과 공터 등 사유지를 선정해 토목과 보상비로 대부분 써버린 것입니다.
<인터뷰> 양건석(동아대 조경학과 교수) : "입지 선정이 잘못된 거죠, 나무 구입과 조경하는데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거죠."
8년 동안 160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됐지만, 수목원으로 지정되지도 못하고 근린생활공원으로 전락한 채 예산만 낭비하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장성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