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오늘이 겨울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동'이었습니다만 아주 이상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가 철 모르고 꽃망울을 터뜨려 월동준비해야 할 벌과 나비까지 헷갈렸습니다.
박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울긋불긋 단풍잎 사이로 봄의 전령인 '개나리'가 노란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4~5월에 피는 제비꽃과 민들레도 성급하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도심 하천변에는 유채꽃까지 만개해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인터뷰> 김정무(대전시 만년동) : "꽃이 피어서 좋아 보이긴 하는데,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왜요?) 지금 필 때가 아닌데..."
야생화인 '봄 까치 꽃'과 '괭이밥'도 계절을 잊은 채 꽃잎을 피웠고 진달래도 철없이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봄꽃이 만발하자, 월동준비를 해야 할 벌과 나비도 꿀을 모으느라 분주합니다.
지난 5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역대 11월 중 가장 높은 25.9도까지 올라가는 등 전국적으로 예년보다 10도 이상 높은 기온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용표(충남대 원예학과 교수) : "봄으로 착각하고 꽃을 피우게 되고, 핀 꽃이, 날씨가 추워져서 피해를 보면, 이듬해 개화할 수 없기에 월동작물에 피해가 예상됩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고온 현상으로 때아닌 봄꽃이 활짝 피면서 겨울의 문턱인 '입동'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