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멧돼지가 곳곳에 출몰하자 급기야 정부가 도심 주변 산에 포획틀을 설치했습니다.
한 개에 백만원도 넘는데 있으나 마나합니다.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안 거실까지 침입해 사람을 물고, 편의점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니며 난장판을 만듭니다.
올 들어 전국 도심에 나타난 멧돼지는 모두 200여 마리로, 지난해 1년치를 벌써 넘어섰습니다.
부산시가 지난해 도심 주변 산에 설치한 포획틀입니다.
하지만, 입구는 고장 나 있고, 쇠창살은 녹이 슬어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10곳에 설치된 이 포획 틀에서 잡은 멧돼지는 새끼 7마리뿐, 실제 큰 피해를 주는 어미 멧돼지는 1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멧돼지는 조금만 커도 반경 2~3km 주변 냄새를 감지해낼 정도로 후각이 크게 발달해 근처에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최인봉(야생동물 보호협회 부산지회장) : "무용지물입니다. 아무리 좋은 먹이를 넣어도 현재 더욱더 부식이 돼서 쇠 냄새가 나기 때문에 접근조차 안 합니다."
포획틀을 설치해도 멧돼지가 계속 내려와 피해를 주자, 주민들은 불안하기만 합니다.
<녹취> 마을 주민 : "고구마 캐먹고 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 늙은 사람을 들이받으면 어떻게 할거야, 그게 걱정이 돼서..."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최근 개당 100만 원이 넘게 드는 포획틀을 전국 대도시에 확대 설치하기로 해 예산 낭비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