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무너지는 교육 현장…해법은?

입력 2011.11.08 (22:06)

<앵커 멘트>



<녹취> "선생님 애 낳으셨어요? 무슨 분만 하셨어요?"



<녹취> "올해 몇살이예요?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이상하네!"



학생들이 대놓고 여교사를 모욕하며 수업을 방해합니다.



<녹취> "뺨을 50대 정도 맞았어!"



체험학습 집합시간에 늦은 학생을 교사가 마구 폭행합니다.



최근 광주에서는 여교사와 여중생이 학교에서 서로 머리채를 잡고 싸우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교사와 학생이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신뢰가 무너져가고 있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먼저 김영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여성이 교사에게 욕설을 퍼붓습니다.



<녹취> "어디서 감히 나서? 어디에 대고 나서긴 나서? 이 ○○○이."



자신의 아들이 반장도 못하고 상도 타지 못했던 것에 불만을 품고 졸업생의 학부모가 항의를 한 것입니다.



중학생이 선생님에게 삿대질을 합니다.



<녹취> "말을 듣고 얘기하라고요, 싫은데요?"



자습시간에 노래를 부른 것을 지적받자 도리어 선생님에게 큰소립니다.



<녹취> 학생 : "어쩌라고요!"



<녹취> 교사 : "선생님이..."



대구의 한 중학교 3학년생은 담배를 압수했다는 이유로 교감선생님을 폭행했습니다.



<녹취> 피해 교감(음성변조) : "학교 내에서만 이렇게 (징계)됐으면..이걸 계기로 얘가 진짜 바른길로 들어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그 생각이었고..."



교사들이 학생 인권을 침해한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학생의 뺨을 때리더니 잡고 흔들고, 발로 밟기까지 했습니다.



<녹취> 담임 교사(음성변조) : "저 아이는 필요 없어요. 저런 △△는. 쟤는 또 그럴 △△야."



이 교사는 한 대 때리면 장풍을 쓴 듯 학생들이 멀리 날아간다며 ’오장풍’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학교가 무너지면서 교사를 스승으로 존경하고 학생을 제자로 사랑하는 모습은 점점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앵커 멘트>



참,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학교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됐는지, 그 원인을 유광석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학교 정문에서 복장과 두발을 단정히 하자고 피켓을 든 사람들은 학부모들.



경기도 교육청이 학생인권 조례에서 교사의 직접적인 단속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조경미(학부모) : "교복도 줄여입고 머리도 염색을 하는데 선생님들이 지도를 할 수 없게 돼서 저희들이 캠페인을 하게 됐습니다."



입시위주 현 교육제도에서 이처럼 학생 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인성 교육은 위축되고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만 머무를 수 있습니다.



<인터뷰> 허상회(고등학교 교사) : "인성교육을 하면 학생들이 뒤에서 투덜대요. 귀찮다 이거죠. 차라리 그 시간에 나는 자겠다는 거죠."



학생들도 학교가 전인교육을 위한 배움터가 아니라 내신을 위한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현호(고등학교 2학년) : "대학에서 내신을 반영 안 하겠다고 하면 학교를 안 다닐 사람이 많을 것 같아요."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교사는 단순한 지식전달자로 위상이 추락했고, 학생들도 인성 교육에서 소외돼 성적만으로 모든 걸 평가받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그렇다면 교권과 학생인권을 조화시킬 묘안은 없는 걸까요?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유광석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멘트>



지금 제가 들고 있는 것은 한 학부모가 최근 학교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국민 신문고에 올린 글입니다.



"스승의 그림자는 고사하고 선생님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제자에게 얻어맞고 당하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교사들도 다 잘한 건 아닙니다. 학생들에게 감정의 매로 다스리고 인격을 모독하는 덜된 교사들.."



학생인권과 교권의 조화를 위해서는 학생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규칙과 의무를 다하지 못할 때에는 체벌이 아니더라도 효과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합니다.



경기도의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을 징계할 때 공정한 심의기구를 구성하고 학생의 소명기회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전북과 광주교육청에서는 교사를 위한 ’교육활동보호위원회 설치’와 ’법률지원단 운영’ 등의 내용이 담긴 교권 보호 조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도적인 장치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교사와 학생이 신뢰와 사랑으로 서로 소통하고 조화를 이루는 일입니다.



그 현장을 김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학교 동아리로 결성된 이 그룹 사운드는 매일 지도교사와 함께 연습합니다.



음악 동아리 활동은 교사와 학생의 장벽을 허물었습니다.



<인터뷰>조용현(그룹사운드 리더) : "단합도 잘 되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돼요. 공부에도 방해 안 되고 집중도 잘되고..."



전교생 240명 가운데 180여 명은 하루 한 시간 정도 열개 정도 동아리에서 활동합니다.



입시 못지않게 동아리활동을 통한 교사와 학생간의 자연스런 대화 분위기를 중시합니다.



<인터뷰>안서영(상담 동아리 회원) : "친구들과 많은 고민 얘기하고 선생님과도 고민 얘기하니까 좀 더 친해지는것 같고 부모님처럼 편해져요."



이 학교도 선생님과 제자들이 마주보며 소통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짧은 시간에 일방적으로 많은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 토론식 수업으로 교육 효과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새라(교사) : "아이들이 수업 시간엔 민감하게 굴다가 선생님과 나중에 시간을 가지면서 조금 더 마음을 열어요."



교권과 학생 인권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마음을 열고 함께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두 학교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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