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반에서 1,2등을 다투던 우등생.
하지만 어머니는 전교 1등도 아닌 전국 1등, 서울대 법대만을 강요했습니다.
이 비뚤어진 학벌지상주의는 결국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하는 끔찍한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곽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의 책상 앞,
과목별로 공부 방법을 적은 종이가 다닥다닥 붙어있었습니다.
반에서 1,2등을 다툴 정도로 학업 성적이 우수했던 A군.
하지만 어머니는 '전국 1등'과 '서울대 학격'을 강요하며 밥을 굶기고 매까지 들었습니다.
체벌이 무서웠던 A군은 결국 성적표까지 위조하게 됐고, 지난 3월 어머니가 학교에 방문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실제 성적을 들킬까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숨진 어머니 시신은 방 안에 그대로 둔 채 여덟달 동안 방치했습니다.
안방에 있는 시신이 부패돼 냄새가 나면서 범행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공업용 접착제로 안방 문틈을 밀폐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A군은 정상적으로 학교를 다녔고 최근에는 수능 시험도 치렀습니다.
<인터뷰>이웃주민 : "상상도 못했죠. 아버지가 나갔으니까 (어머니도 나갔나보다 했죠.) 퀘퀘한 냄새가 문 앞에서 나기는 났어요."
별거 중이었던 아버지가 아들을 찾아왔다가,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은 들통났습니다.
<인터뷰>이영선(서울 광진경찰서 강력계장) : "위조를 해서 갔다줬는데도 더 잘하라고 하니까 본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죠."
'입지 지옥'이 부른 잘못된 선택이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