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피해 여성 첫 산업재해 인정

<앵커 멘트>

직장 내 성희롱 피해가 처음으로 산업재해로 인정받았습니다.

직장 상사의 성희롱으로 우울증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면 엄연한 산업재해라는 겁니다.

박석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면증과 우울증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여성입니다.

다니던 회사 간부 두 명이 수시로 전화를 해 가며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합니다.

<녹취> 성희롱 통화녹음 (음성변조) : "전화해도 안 받데? 거기 가서 자면 안 될까? 거기 가서 자도 되잖아."

<인터뷰> 박 모씨(피해자 /음성변조) : "사람으로서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아주 미쳐버릴 것 같더라고요. 그때부터 정신과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박 씨는 지난 7월 산재요양을 신청했고, 근로복지공단은 박 씨의 정신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했습니다.

<인터뷰> 전명수(부장/근로복지공단 천안지사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라는 게 있습니다. 판정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심의를 해가지고 업무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이에 따라 박 씨는 병원 치료비와 함께 휴업 급여 등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박 씨는 성희롱 문제를 제기한 뒤 회사에서 해고된 상태입니다.

회사 복직과 인권위에서 권고한 피해 배상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에 따른 정신적 피해가 산재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 비슷한 사례에 대한 산재 신청이 잇따를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석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