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철새 쫓아내는 ‘불법 어로’ 극성

입력 2011.11.27 (21:41)

<앵커 멘트>

요즘 시화호에 가면 겨울 진객인 철새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이곳에 그물을 치는 불법 고기잡이 탓에 철새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 용태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화호 한쪽에 하얀 새들이 모여 있습니다.

목을 물속에 넣고 부지런히 먹이를 찾습니다.

멀리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큰고니, 몸길이가 1.5미터를 넘는 멸종위기종입니다.

온몸이 흰색인 어미와 달리 어린 새는 털이 잿빛입니다.

암수 한 쌍이 사랑을 구하는 구애의 춤에 열중합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주걱처럼 넓적한 부리를 바닥에 부지런히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 새가 있습니다.

역시 멸종위기종인 노랑부리저어새입니다.

온갖 철새의 먹이 터인 시화호, 하지만, 새들은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큰고니 먹이 터 한켠에선 사람들이 배를 타고 들어가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잡습니다.

물가를 따라서도 다양한 그물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시화호에서는 일체의 고기잡이가 불법이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인터뷰> 불법 고기잡이꾼 : " 1년 내내 다들 잡아먹는데요? 놀러 와서 이렇게 잡고 해도 아무 말 안 하는데요? 5255
물통에는 새들의 먹이인 새우가 가득합니다."

커다란 물고기도 수십 마리가 잡혔습니다.

<인터뷰> 농어촌공사 관계자: "구속을 시킨다든지, 권한이 없으니까 우리 말을 안 들어요. 경찰도 잡아내질 못해요, 그 사람들을…"

버려진 폐 그물도 시화호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이렇게 촘촘한 그물에 작은 물고기나 새우까지 걸려듭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 먹이를 쫓던 새들도 여기에 걸려서 죽곤 합니다.

특히 잠수성 오리들이 그물 옆에서 자맥질을 하다가 걸려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공형옥(안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 "걸려서 죽거나 아니면 또 먹이가 다 없어지면 모처럼 활기 띈 시화호가 다시 철새가 다 없어지지 않을까…."

현재 시화호 일대를 찾은 겨울 철새는 무려 2십만 마리.

하지만, 철새보호구역이나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겨울 진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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