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의인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의인성이란 의료시술과정에서 얻게 된 병이란 뜻인데요.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어서 생기는 인간 광우병과는 감염 경로가 전혀 다르다고 합니다.
정홍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첫 의인성 CJD 환자는 31살 이던 지난 87년, 뇌수막종 치료를 위해 독일의 한 회사가 만든 뇌경막을 이식 받았습니다.
이후 별 문제가 없었지만 수술 23년 뒤인 지난해 6월 운동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발병 5개월 만에 숨졌습니다.
CJD는 광우병의 원인인 변형 프리온 단백질에 감염돼 뇌에 스폰지 같은 구멍이 뚫리면서 기능을 잃게 되는 치명적 질병입니다.
이번 경우에서 보듯 잠복기는 20년 이상으로 길지만 발병 이후 대개 1년 안에 사망합니다.
<인터뷰>김윤중(한림대의대 신경과 교수) : "2백 건의 (유사) 사례가 있고, 같은 회사 제품이고 잠복기도 범위 내에 들기 때문에 (의인성 CJD로 판단했습니다.)"
인간광우병으로 알려진 변종 CJD는 광우병에 걸린 소를 먹을 경우 발병하지만, 의인성 CJD는 감염된 인체 조직 이식 등을 통해 발병된다는 점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번에 확인된 환자도 CJD에 감염된 시신에서 적출한 뇌경막으로 만든 제품을 이식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뷰>박혜경(질병관리본부 과장) : "(당시는) 이식 재료에 대한 관리가 부재한 상태였고, 현재는 뇌 수술 중에 안전한 뇌경막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문제가 된 뇌경막 제품의 유통 규모와 경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9월 환자의 병명이 의인성 CJD인 것으로 최종 확인했지만, 관련 논문이 학술지에 실리고 나서야 뒤늦게 이를 발표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과거 뇌경막 이식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적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