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무리 일해도 생존부터 쉽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지요"
<인터뷰> "그런 사람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열려 있다는 건 말잔치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앵커멘트>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죠.
공부만 제대로 시키면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게 안타까운 현실인데요.
먼저 유동엽 기자가 부익부 빈익빈 하는 사교육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목동의 학원가.
겨울 방학을 맞아 한창 학생들로 붑빕니다.
<인터뷰> 고정원(중학교 3학년) : "공부 열심히 하면 자기가 원하는 직업 가질 수 있고, 미래에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고."
학원의 모든 강의가 끝나는 시각은 밤 10시.
초등학교 학생들도 밤 늦게 까지 선행 학습에 메달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종원(초등학교 6학년) : "중학교 과정이 확실히 많이 달라지기는 하는데요, 이 학원에서 배우니까 좀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수강료는 월 50만 원인데, 예체능 학원비 등을 추가하면 한 달 교육비는 백만 원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인터뷰> 김민상(초등학교 6학년) : "학원 안 다니면 다른 애들보다 공부 안 되니까 빠지면 안 되죠."
이 지역아동센터는 주로 저소득층 자녀들을 방학 동안 돌봐주는 곳입니다.
학생들은 대부분 혼자 문제지를 풀거나 책을 읽는 것이 전부.
한 달 운영비 70만 원으로는 학생 29명의 교재 비용도 간신히 충당할 뿐입니다.
<인터뷰> 지역아동센터장 : "피아노학원이나 태권도 도장이나 이런 것들도 이 친구들한테는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고 부모님이 안 계시기 때문에 사교육보다는 당장 먹을 수 있는 거......"
공교육을 통해 누구나 학교에 다닐 기회는 있지만, 부모의 형편에 따라 아이들의 출발점부터 완전히 달라져 있습니다.
<앵커 멘트>
보신 것처럼 부모의 경제적 위치에 따라 교육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데요.
이영풍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양극화 현상이 얼마나 심각해지고 있는지를 분석해 드립니다.
국립 서울대학교 정문입니다.
예전에 부모님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공부만 잘하면 자식들을 서울대 보낼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신입생 부모 직업을 보면 이제 상황이 달라졌음을 알수있습니다.
부모가 농수축산업에 종사하는 비율이 10년 사이에 이처럼 뚝 떨어졌습니다.
부모의 최종학력이 고졸인 입학생 비율도 최근 몇 년 사이 이처럼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최하위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교육비도 이처럼 큰 차이가 납니다.
이런 가운데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세우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생님은 일방적으로 설명하고, 학생들은 받아 적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교실의 풍경.
그러나 이젠 학교에도 색다른 변화의 싹이 트고 있습니다.
<녹취> "대충 무슨 뜻인지 느낌은 오는데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서요."
스마트폰을 이용해 학생이 질문을 하면, 선생님도 스마트폰으로 답을 알려줍니다.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쌍방향, 대화식 수업으로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인터뷰> 안태원(경기도 중산고 교사) : "모바일 메신저를 활용하게 되면 언제 어디서든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고.."
현직 교사와 유명 학원 강사들이 진행하는 이 인터넷 강의입니다.
한 달에 수 십만 원 하는 학원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환경분야 과학 실습을 받고 있습니다.
공교육을 살리는 창의적인 학교 수업을 위해, 대기업이 자체 시설을 교사 연수용으로 제공한 것입니다.
<인터뷰> 서연희 (경기도 양서고 교사) : "어떻게 정보를 얻어야 되는지도 모르고 학생들과 어떻게 정보를 공유해야 되는지도 막막해서 정말 이번 연수가 나한테 도움이 되겠다."
학원에 가지 않아도 집안 형편이 넉넉지 못해도, 내실있는 교육을 받을 수 기회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학벌과 대학 간판만이 성공을 보장하는 길일 수는 없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자들도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세워가는 도전의 현장을 김영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대신 취업을 선택했던 최승유 씨.
뒤늦게 야간 대학을 다니며 행정고시에 합격해, 16년째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승유(교과부 과학문화팀장) : "남들보다 열심해 노력해야지만 그와 비슷하게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특성화고 학생들은 대부분 졸업과 동시에 정규직에 취업을 합니다.
첫 연봉은 2천 2백만 원.
안정된 직장에서 첨단 기술을 배울 수 있어 미래에 대한 믿음이 생겼습니다.
<인터뷰> 특성화고 졸업 취업예정자 : "나중에 창작이나 개발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언젠가 필요하다면 대학에 갈 생각이 있습니다."
이준배 씨는 공고 졸업이 학력의 전부지만, 한 해 매출 백억 규모의 전기부품 생산업체 대표ㅂ니다.
대부분 직원은 이 씨와 같은 고졸로 채용했습니다.
사회에 진출해 직접 학력 차별을 겪었기에, 같은 처지의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준배(전기부품 업체 대표이사) : "본인들이 선택해서 본인들의 꿈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게 중요하다"
대학에 가지 않아도 꿈을 이룰 수 있을 때 교육은 참된 ’희망 사다리’가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