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 이름 'YANG Hak Seon'으로 올라
남자 기계 체조의 간판 양학선(20·한국체대)이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도마 우승을 차지할 때 선보인 난도 7.4점짜리 신기술이 국제체조연맹(FIG)의 채점 규칙으로 공식 등재됐다.
애드리안 스토이카 FIG 남자 기술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기술위원들에게 보낸 뉴스레터에서 양학선의 고난도 연기 등 9개 종목별 신기술을 올림픽을 포함한 각종 국제대회의 채점 규칙(Code of Points)으로 추가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선수 중에는 1980~1990년대 국가대표로 활약한 권오석·정진수·권순성(평행봉)의 기술이 FIG 규칙으로 채택된 적이 있다.
그러나 국내 체조인들은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독보적인 기술로 평가받는 '여 1', '여 2'에 이은 양학선의 이번 기술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도마에서 출중한 기량을 뽐낸 여홍철(현 경희대 교수)은 1993년 옆으로 굴러 구름판을 밟은 뒤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돌고 착지하는 '여 1' 기술을 선보였다.
이 기술은 이듬해 구름판을 정면으로 밟고 두 바퀴 반을 돌고 착지, 공중에서만 900도를 도는 '여 2' 기술로 승화했다.
여홍철은 '여 2' 기술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에 따라 양학선은 자신의 이름이 붙은 기술로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두 번째 한국 선수가 된다.
'신기술에 새 연기를 선보인 선수의 이름을 붙인다'는 FIG 규정에 따라 양학선의 신기술은 'YANG 1'이 아닌 영자이름 'YANG Hak Seon'으로 올랐다.
이는 다른 선수가 지금까지 선보인 최고 기술보다 0.4점가량 높은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에 착지에서 실수하더라도 격차를 만회할 수 있다.
김대원 대한체조협회 전무는 "양학선이 작년에 공개한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또 다른 기술을 공인받는다면 기존 기술은 'YANG 1', 나중의 기술은 'YANG 2' 식으로 등재된다"고 설명했다.
도마에서 자질을 보인 양학선은 광주체고 1학년 때인 2008년부터 '여 2' 기술에 반 바퀴를 더 도는 지금의 신기술을 연마했고 4년 만에 FIG 규칙집에 이름을 올리는 영광을 누렸다.
한충식 협회 강화위원장은 "양학선은 수만 번의 연습 끝에 실전에서 완벽한 동작을 선보여 신기술을 인정받았다"며 "이 기술을 할 줄 아는 선수는 있지만 실전에서 양학선만큼 제대로 뛰는 선수는 세계에서 찾아봐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양학선이 몸을 비틀어 세 바퀴를 도는 'YANG 1' 기술을 개선해 세 바퀴 반을 도는 연습을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며 "반 바퀴를 더 돌면 도마를 바라보고 매트에 서게 돼 착지에서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