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55년만에 찾아온 2월 한파 탓에 농산물 값이 급등했습니다.
한달새 청양고추는 82% 대파 35% 감귤도 82%나 값이 무섭게 올랐네요.
난방비가 부담된 농민들이 출하량을 줄였기 때문인데 대안은 없을까요?
황재락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 논산의 한 시설재배 농가, 출하를 앞둔 상추가 한파로 검게 말라 죽었습니다.
깻잎도 생육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치솟는 난방비까지 생각하면 농민들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한파로 산지 출하량이 줄면서 고추와 감귤 등 과일과 채소값은 지난 한 달 새 최고 80% 이상 폭등했습니다.
이 파프리카 농장은, 3년 전 지열 난방시스템을 도입해 난방비 부담을 줄였습니다.
해마다 치솟는 기름값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강동규(파프리카 재배농민) : "(예전에는 난방비가) 1억 이상이 필요했는데, 현재 연간 3천만 원이면 됩니다."
지열 난방시스템은 농가의 경영비와 함께 온실가스까지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사업이지만, 실제 농가에서 도입하는 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연간 1억 5천만 원을 난방비로 쓰는 이 농가는 지열 난방을 도입하려다 포기했습니다.
사업비의 80%까지 지원해 주지만, 1,000제곱미터에 1억 원이 넘는 초기 투자가 큰 부담인데다, 조건도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종성(파프리카 재배농민) : "(지열 난방을) 하면 굉장히 도움이 되고 좋겠는데, 여건상 저한테는 안 맞습니다."
이 때문에 지열 난방은, 보급 5년이 지나도록 전국 시설 재배농가의 0.5%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파와, 고유가에 이어 현실성 부족한 정부 지원사업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재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