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없는 보험사기’ 살인사건…살인 ‘무죄’

<앵커 멘트>

시신이 없는 상태에서 유죄냐 무죄냐,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여온 '부산 보험사기 살인사건' 피고인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을 깨고, 살인죄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노준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24억 원대 사망 보험금을 찾으려 우체국에 나타난 41살 손모 씨.

제출한 사망 진단서는 다름 아닌 '자신'이었습니다.

지난 2010년 6월 20대 여성 노숙인의 시신을 화장한 뒤, 마치 자신이 죽은 것처럼 조작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려 한 혐의로 기소된 이른바, '시신 없는' 보험사기 살인사건입니다.

손 씨는 1심에서 '살인' 유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습니다.

부산고법 형사2부는 살인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손 씨에게 사체은닉 등 혐의만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손 씨가 피해자를 살해했을 강한 의심이 들지만, 사망원인이 객관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고 타살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살인 혐의는 무죄라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사체은닉은 유죄지만 살인은 무죄라는 판결입니다.

<인터뷰> 김종수(부산고법 공보판사) : "10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무고한 1명의 시민을 보호해야된다, 그 자체가 증거재판주의 정신인 겁니다."

검찰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번 판결에 불복 의사를 밝혔습니다.

검찰이 상고하기로 하면서, '시신 없는 보험사기 살인사건'에 대한 법적 공방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됐습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