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빈 라덴 보호 확인

입력 2001.10.01 (09:30)

⊙앵커: 그 동안 빈 라덴이 아프간에 있는지, 있다면 탈레반이 보호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시치미를 떼던 탈레반 정권이 라덴을 보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시인했습니다.
라덴의 소재지를 모른다며 시간끌기에 성공했고, 이슬람 국가들이 미국의 군사공격 계획에 경고하고 나서서 라덴의 보호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엄경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이 테러용의자 빈 라덴을 보호하고 있다고 파키스탄 주재 아프간 대사가 어제 처음으로 공식 시인했습니다.
⊙자에프(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 빈 라덴은 우리 통제 아래 있습니다.
우리가 보호하고 있습니다.
⊙기자: 자이프 대사는 빈 라덴은 신변안전과 보안을 위해 아프간 안에서 아무도 찾아낼 수 없는 곳에 있으며 보안 관계자들만이 그의 은신처를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레반 정권은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요구한 미국에 대해 지난 23일에는 빈 라덴이 종적을 감춰 알 수 없다고 잡아뗐었습니다.
아프간 반군 북부 연맹은 빈 라덴이 종적을 감췄다는 탈레반 정권의 발표는 믿을 수 없으며 빈 라덴이 잘랄라바드에 숨어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 현지 신문들은 테러 공격이 있은 직후 빈 라덴이 아내와 자녀들을 데리고 탈레반 지도자 오마르의 고향인 우르즈간으로 이미 이동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정보기관에서는 빈 라덴이 이미 아프간을 벗어나 소말리아나 체첸 등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해 엇갈린 관측을 낳기도 했습니다.
탈레반 정권이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한 것은 빈 라덴을 인도하라는 미국의 요구, 그리고 파키스탄과의 협상테이블에서 빈 라덴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전략으로 전쟁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이미 벌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이란 등 일부 이슬람 국가에서 미국의 군사 공격이 문명간 충돌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에 힘입어 탈레반 정권이 빈 라덴의 보호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KBS뉴스 엄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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