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일본에 대지진이 났을 때 우리도 동해안 쪽이 지진해일에 취약하다며 대피소다, 안전판이다 온갖 대책을 쏟아 냈죠.
하지만 말 뿐이고 허점 투성입니다.
현장추적 강규엽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과 10분 만에 도시 전체를 휩쓴 거대한 지진해일.
평상시 재난상황에 철저하게 대비해 온 일본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일본 서쪽에서 지진이 나면, 1-2시간 안에 해일이 몰아칠 수 있는 동해안, 어렵사리 지진해일 대피소를 찾았지만, 굳게 잠긴 채 깨지고 부서져 있습니다.
또 다른 대피소는 해변에서 뛰어가도 1시간 가까이 걸리고, 산 정상에 위치한 대피소를 어떻게 찾아가라는 건지 의문입니다.
<인터뷰> 우금녀(강원도 강릉시) : "(위험 상황에) 대피소가 있으면 대피소로 가는데, 대피소를 모르니까. 동해안 쪽에도 있나요? 대피소가?"
해변에 설치된 대피로 안내 표지판을 따라가 봤습니다.
대피소가 보이지 않습니다.
사전에 모의실험이나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아 안내판과 실제와 다른 게 대부분입니다.
<인터뷰> 박호근(강원도 강릉시) : "화살 표시가 이쪽으로 됐으니까. 당연히 저쪽(군부대 쪽)이라고 생각하는데, 강릉사람들도 다른 지역 사람들도 잘 모를 것이고..."
게다가 안내판도 부족합니다.
3백 킬로미터가 넘는 강원도 동해안에는 모두 백여 개의 지진 해일 대피 안내판이 설치돼있습니다.
실제 필요한 수준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파도를 막을 수 있는 구조물이 있지만, 내진설계가 된 건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 홍성진(국립방재연구원 시설연구관) : "조금이라도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기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기본적인 방재대책을 세우자."
강원발전연구원이 동해안 지진해일 대피소 174곳을 점검한 결과, 5곳 가운데 한 곳은 있으나마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장추척 강규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