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생과 청년들을 노리고, 폭리를 취하는 다단계 업체,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죠.
지난해 '거마 다단계' 사건을 계기로 경찰과 정부도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하지만, 경찰 수사를 받고도 아직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광주시내의 한 다단계업체입니다.
교육을 받고 있는 20대 젊은이들로 북적입니다.
취업을 하지 않고도 거액을 벌 수 있다면서, 월급 통장까지 보여줍니다.
<녹취>다단계업체 관계자: "12월에 630, 1월에 천700, 1년만에 벌은게 1억 천만원..(일반직장은) 열심히 하든 열심히 하던 똑같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물품 구매를 유도합니다.
일부는 제조업체가 불분명한 화장품과 건강식품들.
가입과 함께 600만 원어치를 구매하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로 현혹합니다.
<녹취>다단계업체 관계자: "6백만원이 큰 돈이 아니거든요. 사업성이 플러스 되는 거죠. 회원들을 만들어놓으면 회원들이 꼬박꼬박 매출을 만드는 거죠."
물품 구입비용이 없는 대학생들에게는 학자금 대출을 알선하기도 합니다.
학자금 대출로 580만 원어치를 샀던 대학생 김 군은 한푼도 벌지 못한 채 빚만 늘어갔습니다.
<녹취>피해 대학생: "(저축은행에서) 전화오면 학자금 대출이라고 얘기하라고 해서 그대로 얘기했어요. 집에도 얘기못하고 또 빚을 내게되고.."
알고 보니 이 업체는 취업난을 겪는 대학생들을 노린 혐의로 지난해 말 경찰에 적발된 곳.
그러나, 수개월째 버젓이 영업중입니다.
행정처분은 커녕 검찰도 4개월째 기소를 못하고 있습니다.
현행법으로는 만 20세 이상의 대학생에 대한 영업과 대출알선 모두 불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녹취>공정위 관계자(전화녹취): "저희도 어떻게 단속을 하고 싶지만, 법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방법을 고민중입니다."
이 업체가 지난 2년간 챙긴 수익은 천400억, 정부가 법 규정만 탓하면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사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이 다단계 덫에 쉽게 걸려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