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우리가 그동안 문어에 대해 너무 몰랐던 건 아닐까요.
어찌나 똑똑한지, 변신의 귀재, 바다의 유인원이란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용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반도 동쪽 끝 독도, 하늘을 온통 괭이갈매기가 덮었습니다.
그 아래 바닷속에선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바위 틈새에 숨은 문어, 물고기가 다니는 길목이란 걸 알고 숨은 겁니다.
물고기가 빨판에 한번 걸리면 꼼짝을 못합니다.
해초 더미 속에 숨었다가 게가 다가오자 순식간에 잡아챕니다.
물론 천적도 있습니다.
넙치에게 발견된 문어, 이미 늦었습니다.
먹느냐, 먹히느냐의 전쟁터, 위장술은 문어의 특깁니다.
산호 틈에 숨은 문어는 온몸이 마치 산호와 해초의 일부처럼 변했습니다.
좀 더 공격적인 변신도 있습니다.
다리를 바다뱀으로 변신해서 포식자 옆을 유유히 지나갑니다.
조개껍데기를 들고 다니다가 몸을 덮어서 보호하기도 합니다.
무척추동물이 도구를 사용하는 첫 사례로 꼽힙니다.
위장과 변신의 명수인 문어, 하지만, 알을 낳으면 이젠 알 지키기에 전념합니다.
침입자를 막기 위해 주변의 돌을 끌어 모아 성벽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약탈자들은 끊임없이 알을 노립니다.
어미 문어는 돌을 더 끌어 모으고 온몸을 펼쳐서 방어벽을 만듭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티길 10주, 새끼들이 부화해 모두 떠나가면 굶주린 어미 문어는 조용히 죽음을 맞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