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예순 아홉살 된 딸이 아흔 두살. 노모의 애잔한 일상을 사진에 담아냈습니다.
언젠가 홀연히 사라지고 말 어머니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붙잡고 싶었다고 합니다.
이근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항상 정적 속에 작은 방 안에 머물고 있는 92살 노모.
허공을 응시하는 시선, 이불을 덮은 채 가만히 앉아 있거나 그리고 아주 가끔 마당으로 나와 화초를 매만집니다.
깨진 손거울과 곱게 풀어 내린 백발. 그리고 오래된 장롱은 어머니의 젊을 적 사진과 대비됩니다.
<인터뷰> 염정임(관람객) : "정말 끊을 수 없고 가슴 아프게 하는 그런 존재를 좀 더 한 순간이라도 붙들고 싶은 그런 마음..."
자신도 고희를 바라보는 딸은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자 이제라도 어머니의 모습을 간직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터뷰> 한설희 사진 작가 : "항상 거기 계실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에 사라진다는 걸 느낀 거에요. 내가 사진을 찍으니까 어머니를 기록을 해야겠다."
원래 주부였던 작가는 사진 아카데미를 수료한뒤 이번 작품으로 '은빛 사진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KBS 뉴스 이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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