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승부조작에 쓰인 몰래카메라가 발견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가담한 강원랜드 직원 두 명을 구속하고, 이들에게 거액을 건넨 '배후세력'을 쫓고 있습니다.
강규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랜드 카지노의 한 카드게임 테이블에서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발견된 건 지난달 26일입니다.
문제의 몰래카메라는 게임에 사용하는 카드상자 안쪽에 있었는데, 알 수 없는 희미한 불빛이 보인다며 게임 중이던 카지노 고객이 직접 강원랜드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문제의 몰래카메라는 강원랜드 직원 황 모 씨와 김 모 씨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지난 3년 동안 외부 의뢰인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사기도박을 도와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몰래카메라로 촬영된 카드의 패를 외부에서 수신한 뒤, 무선진동기를 이용해 다시 게임참가자에게 알려주는 수법으로 승률을 높였다는 겁니다.
<녹취> 카지노 이용객(음성변조): "바카라니까 (카드의 패를) 미리 보는 거죠. 수를 보고 하는데, (승률이) 당연히 높아지겠죠."
경찰은 강원랜드 직원 사무실과 자택, 차량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직원 2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이들에게 돈을 건네고 억대 사기도박을 벌인 것으로 보이는 외부 세력 추적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지만, 수사의 진행속도는 더디기만 합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강원랜드가) 자체조사를 한다고 하면서 시간을 많이 허비를 했어요. 그렇다 보니까 증거물이라든가 이런 게 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강원랜드 개장 이래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사기도박 사건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게다가 직원까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강원랜드에 대한 비난 여론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 강원랜드 주주: "비리 강원랜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액 주주로서 너무나 한탄스럽고……."
파문이 확산되자, 강원랜드는 오는 3일 경영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 구성과 임시 휴장 검토 등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KBS뉴스 강규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