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단일 국가가 개최한 외교행사로는 가장 규모가 컸던 서울핵안보정상회의가 지난주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이번 정상회의가 남긴 성과와 과제들을 송영석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핵안보정상회에 모인 58명의 정상급 인사들은 핵무기 12만 개를 만들수 있는 분량의 전세계 핵물질들을 차차 줄여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마련된 서울정상선언문.
내년 말까지 고농축 우라늄 등의 핵 위험 물질을 줄이는 방안을 각국이 마련한다는 것이 주 내용입니다.
<녹취> 이명박 대통령: "시한을 정한 것은 핵 테러 방지를 위한 정상들의 의지를 반영했고 이것이 바로 매우 의미 있는 합의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테러단체 공격에 대비해 핵 시설 방호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계기도 됐습니다.
이번 회의 참가국은 53개 나라, 5천명이 넘는 수행단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논의의 대상이 지극이 제한돼 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전 세계에는 5천 발이 넘는 핵무기가 실전 배치돼 있습니다.
이 가운데 2천 발 정도는 지금 당장이라도 발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핵안보 정상회의는 현존하는 위험물인 핵무기를 제쳐두고 잠재적인 위험물인 핵물질 감축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핵물질을 얼만큼 감축할 것인지, 앞으로 1년 동안의 목표조차 정하지 못했습니다.
서울 정상공동선언문에는 각국이 고농축 우라늄 최소화를 위한 목표를 내년 말까지 자발적으로 수립해 발표할 것을 독려한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독려 차원의 합의사항이 얼마나 잘 지켜질지도 미지숩니다.
핵 테러의 경계 대상을 테러집단으로 한정해,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같은 국가 차원의 핵무기 비확산 문제를 다룰 수 없는 점도 근본적인 한계로 지적됩니다.
<인터뷰> 마일스 에이 팜퍼(미국 재임스 마틴 센터 선임연구원): "(핵안보정상회의는)핵 물질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가 국격을 한층 높이는 계기는 됐지만,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논의체라고 하기엔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